중국 등소평체제에 “이상” 조짐/권력투쟁 기운감도는 북경

중국 등소평체제에 “이상” 조짐/권력투쟁 기운감도는 북경

우홍제 기자 기자
입력 1990-05-01 00:00
수정 1990-05-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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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세력대부 진운,“등에 「천안문」 책임” 성토/“인민 탄압” 지탄… 명예 실추된 군부서도 불만

「6ㆍ4천안문사건」 1주년이 다가오면서 당시 사건발생의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중국지도층 내부의 깊은 갈등이 표면화 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의 권력 상층부에 선 사건발생 원인이나 책임을 규명하는 것 자체가 금기처럼 돼 있었으며 대외적으로는 천안문 광장시위 무력진압을 「반혁명 폭난분자에 대한 중국공산당과 전체인민의 역사적 승리」라고 천명해 왔다.

또 고위층 인사 가운데 당시 당총서기이며 등소평후계자로 지목됐던 조자양과 추종세력이 시위에 동조적이었다는 이유로 실각됐을 뿐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지도층 내부강경보수세력의 대부이며 원로급인사들의 모임인 당중앙고문위원회 주임인 진운(85)이 사건발생의 모든 책임이 등소평에게 있다고 처음으로 공개적인 성토를 하고 나섬으로써 큰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또 상부 명령을 받아 무력진압에 동원된 이후 「인민의 군대」라는 전통적인 명성을 하루아침에 더럽힌 셈이 된 중국군부에서도 수많은 시위군중이 숨진 결과를 낳은 사태에 대해 어느 고위층 인사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정치현실에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성도일보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진운은 얼마전 소집한 중고위회의석상에서 『지난해 6월 계엄군이 천안문광장 시위군중에게 발포,국내 사정을 위기상황으로 몰아간 죄의 책임은 등소평에게 있다』고 비난했다는 것.

이 신문은 이어 북경외교소식통을 인용,이러한 진의 폭탄선언은 앞으로 중국지도층이 심각한 권력투쟁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진은 등보다 한살 적은 최고원로정치인이며 상해에서 출판사직공으로 일하던 20세 때 공산당에 가입,모스크바 유학을 통해 마르크스경제론에 통달한 중국의 대표적인 사회주의경제이론가이다.

관측통들은 중국 안에서 진운만큼 경제에 해박한 인사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붕 총리ㆍ묘의림 부총리(경제담당)등이 진을 정점으로 계보를 형성하고 있다. 게다가 진이 거느리는 중고위에는 당력 40년 이상의 원로가 2백여명이나 되므로 압력단체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만만찮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쨌든 지난해 천안문광장의 민주개혁요구 시위와 6ㆍ4사건은 개방ㆍ개혁의 부작용이 쌓여 일어났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이므로 등소평으로선 수세에 몰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인 것 같다.

진을 비롯한 보수세력은 등이 6ㆍ4사건 당시 당ㆍ국가중앙군사위주석이었으므로 마땅히 모든 군사행동의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 점은 중국의 민주운동인사들도 견해를 같이 하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등의 손에서 그 막강했던 권력이 떠나버린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부도옹(오뚝이)의 별명을 가진 등이 자신에 대한 비난에 어떤 형태의 반격을 취할지 두고 볼일이지만 좌우에 의지할 만한 인물이 별로 없다는 점이 그를 더욱 궁지에 몰아 넣을 것이란 견해가 많은 것 같다.<홍콩=우홍제특파원>
1990-05-01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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