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뢰성 악용한 파렴치 상혼/유명백화점 「쇠고기 사기판매」 안팎

신뢰성 악용한 파렴치 상혼/유명백화점 「쇠고기 사기판매」 안팎

손성진 기자 기자
입력 1990-02-17 00:00
수정 1990-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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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소 고기까지 섞어 2배 폭리/타유통업체 수사 확대… 대표구속 고려

서울시내 유명백화점들이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비싸게 팔아온 사건은 양두구육의 파렴치한 상혼을 여지없이 드러낸 것으로 소비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해 속임수 바겐세일로 큰 물의를 일으켰던 유명백화점들이 반성은 커녕 또다른 속임수로 소비자들을 우롱해온 것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유명백화점이라는 점만으로 신뢰감을 갖고 이들 백화점을 이용해온 소비자들만 폭리에 눈이 어두운 검은 상혼에 또한번 철저히 이용당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동안 가짜 외제상표부착,부당한 폭리,과소비풍조 조장 등으로 끊임없이 말썽을 일으켜오던 백화점들이 다시 수입쇠고기를 한우로 속여 팔아온 사기행각이 드러남으로써 「신용사회의 대명사」이어야 할 백화점이 이제 불신의 표본으로 전락하게 됐다.

검찰은 최근 『수입쇠고기가 한우고기로 둔갑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여론에 따라 그동안 은밀히 내사를 벌여오다 지난 14일부터 각 백화점의식욕판매담당자와 납품업자들을 불러 조사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서 그 진상을 밝혀냈다.

검찰은 우선 롯데ㆍ신세계ㆍ현대ㆍ그랜드 등 9개 백화점의 본점을 대상으로 수사를 벌이고 있으며 이들의 지점과 다른 대형유통업체들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 백화점의 실무관계자들을 이틀동안 철야조사한 끝에 한우고기의 포장육ㆍ선물세트 등에 수입쇠고기를 섞여 팔아온 확증을 잡았으며 이에따라 이들 백화점의 영업간부들로 곧 소환해 조사를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혐의가 드러난 백화점들은 한우고기에 수입쇠고기는 물론,젖소 등 비육우고기까지 30∼40%가량 섞어 팔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수입쇠고기는 육안으로는 한우고기와 식별이 어려울뿐만 아니라 최고 두배까지 이윤을 남길수 있기 때문에 「사기포장」의 대상이 됐다.

그러나 수입쇠고기는 통상 6개월정도 냉동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조리과정에서 조각조각 갈라지고 고기가 질겨 육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검찰은 백화점들이 수입쇠고기를 한우고기와 섞어 팔면서 수입고기임을 나타내는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았으므로 지난해 속임수 바겐세일의 경우와 같이 명백히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현재 수입쇠고기는 농수산부산하 축산물 유통사업단에서 일괄적으로 들여와 축산업협동조합(60∼70%)과 한국냉장(30∼40%)에 판매를 위탁,소비자들에게 공급하고 있다.

수사결과 백화점들은 납품업자들이 고기를 얇게 썰어 포장육으로 가공한 수입쇠고기를 사들여 팔기도 하지만 판매코너를 직영하는 경우 일반업자들로부터 직접 지육을 사들여 자체적으로 한우고기와 섞어 포장,전부가 한우고기인것처럼 속여 팔았다는 것이다.

수입쇠고기는 부위에 따라 가격차이가 있으나 중등육의 경우 축협과 한냉에서의 공급가격은 1㎏에 4천6백여원이며 백화점에서는 중간유통단계를 거쳐 6천원정도에 사들인뒤 이보다 4천원정도 비싼 한우가격으로 팔아 부당이득을 취해왔다.

백화점들은 더욱이 지난 연말연시와 설날 대목을 노려 가격까지 종전보다 6∼15%씩 자의로 올려 엄청난 폭리를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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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02-17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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