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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계파갈등 심화…국정주도권·총선 공천다툼 ‘서막’

與 계파갈등 심화…국정주도권·총선 공천다툼 ‘서막’

입력 2015-06-03 11:07
업데이트 2015-06-03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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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박계 “친박, 비주류 지도부 흔들어 지분 확대 의도”친박계 “개인의견 표출 많아…劉 사퇴, 당정 위해 바람직”

새누리당 친박(친 박근혜)계의 유승민 원내대표 체제 흔들기가 노골화 하면서 당 내홍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닫는 분위기다.

표면적으로는 시행령의 국회 수정권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비판에서 비롯됐지만 여러 상황을 따져보면 단순히 이 때문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여야간 법안 통과나 합의 실패를 이유로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한 적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처럼 이미 여야 의원들이, 그것도 재적 의원 3분의 2가 넘는 211명이 참여해 본회의 통과까지 이뤄진 법안을 놓고 뒤늦게 공격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박근혜 정부가 핵심 과제로 꼽은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통과시키고도 오히려 책임 추궁을 당하는 유 원내대표로서는 다소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박 대통령이 국정 마비가 우려된다며 법안에 대한 거부권 행사까지 시사하자 일제히 친박계 의원들의 성토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여권내 주류와 비주류간 헤게모니 쟁탈전의 시작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청와대와 친박계로서는 오는 8월에 집권 반환점을 도는 만큼 후반기 국정운영의 주도권을 쥐고 핵심 과제를 추진하려면 이번을 계기로 비박계 주도의 당 운영에 변화를 줘야 한다고 판단했을 개연성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는 3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5년 단임제에서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대통령의 임기는 3년 반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1년 2개월 남은 것”이라면서 “청와대로서는 여기서 밀리면 아무것도 못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친박계 의원들로서는 내년 4월 총선을 겨냥해 비주류 대표 체제를 흔들어 공천 지분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공천을 최종적으로 확정하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실질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력을 갖춘 친박 지도부 구성원은 서청원·이정현 최고위원밖에 없다.

친박계로서는 현 최고위원체제가 내년 총선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면 공천에 불이익을 당할 것이라는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한 당직자는 “어떤 형태로든 현 지도부를 흔들고, 통제해야 내년 총선에서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유 원내대표에게 누적됐던 불만이 터진 측면도 있다.

유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표적 국정 기조인 ‘증세 없는 복지’를 정면으로 비판한 데 이어 지난 4월 교섭단체대표 연설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업적을 평가하고 각종 정책현안에 대한 ‘좌클릭(당의 노선을 중도·진보성향까지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주장하면서 주류의 심기를 거스른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증세 없는 복지를 허구라고 하고,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도 공론화하는 등 거침없이 개인 의견을 얘기하는 게 너무 많았다”면서 “원내대표직을 사퇴하는 게 집권 여당과 정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유 원내대표는 2007년 대선 경선 캠프에 참여한 ‘원박(원조 박근혜)계’이지만 지난 대선을 거치면서 관계가 소원해졌다. 유 원내대표를 마뜩찮아했던 청와대와 친박계가 지난 원내대표경선에서 이주영 의원을 밀었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널리 알려진 얘기다.

이렇게 친박이 공세를 펼치자 비주류가 이를 반박하면서 권력 다툼 양상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친이(친 이명박)계 좌장이었던 이재오 의원은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국회법 개정안 통과시킬 때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에게 권한을 위임했는데 그렇다면 공동 책임 아니냐”면서 “당내 불만 있으면 사석에서 하면 되지 공개적으로 당직자를 그만두라고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계파 갈등이 고조되자 김무성 대표가 “친박, 비박은 없고 오직 우리만 있다. 지금은 당이 하나가 되는 모습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국회법 개정안을 둘러싼 파열음은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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