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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리가 이겼다”…IHO, 동해·일본해 대신 고유번호(종합)

日 “우리가 이겼다”…IHO, 동해·일본해 대신 고유번호(종합)

김채현 기자
김채현 기자
입력 2020-11-17 14:48
업데이트 2020-11-1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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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해도 표준 S-130 개발, S23은 출판물로 남아”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내 좌석 스크린 지도 서비스에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명칭이 일본해로 표기된 모습 (네티즌 제공)
러시아 아에로플로트 내 좌석 스크린 지도 서비스에 한국과 일본 사이의 바다 명칭이 일본해로 표기된 모습 (네티즌 제공)
IHO, 명칭 대신 번호표기 합의
국제표준해도 ‘일본해’ 삭제
일본 “국제수로기구 해도에 ‘동해’ 없어”
“일본해 단독 표기 방안 잠정 승인” 주장


국제수로기구(IHO)가 디지털 해도에 ‘일본해’ 단독 표기를 빼고 숫자와 기호로 해역을 표시하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는 ‘동해’가 표시되지 않았다면서 자신들이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자축했다. 일본 정부는 기존 출판물 차원의 종이 해도가 종전 표기대로 유지된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17일 외교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화상으로 열린 IHO 총회에서 회원국들은 ‘S-23 미래에 대한 비공식 협의 결과’와 관련해 마티아스 요나스 IHO 사무총장이 제안한 보고서 원안을 컨센서스로 채택했다.

보고서는 ‘해역을 지명 표기 없이 고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디지털 방식의 신해도 표준인 S130을 개발하고, 기존 표준인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준 출판물로서 남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IHO는 일제강점기인 1929년 제작된 S-23 초판부터 2판(1937년), 3판(1953년)에 동해 수역을 ‘일본해’로 단독 표기했다. 일본은 이를 근거로 국제사회에서 ‘일본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정부는 지난 1997년 IHO 총회에서 처음 동해 표기 문제를 제기하고, 이후 동해와 일본해를 병기해야 한다고 외교전에 나섰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 2017년 4월 IHO 총회를 계기로 북한, 일본과 비공식 협의에 나섰지만 합의 도출에 실패하면서 IHO 사무총장이 중재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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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 ’리앙쿠르암’, 동해 ‘일본해’ 표기한 미 국무부 홈페이지
독도 ’리앙쿠르암’, 동해 ‘일본해’ 표기한 미 국무부 홈페이지 미 국무부 홈페이지 ’한국 여행정보’ 코너에 첨부된 지도에는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된 것은 물론 리앙쿠르암 표기는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 ’일본 여행정보’ 코너 지도에는 일본해 표기와 함께 리앙쿠르암 표기가 선명하게 표기돼 있다. 사진 왼쪽은 국무부 한국편 지도, 오른쪽은 일본편 지도. 연합뉴스
정부 “1997년 후 IHO 다자외교 무대 노력 결과”
밴더 덩크 IHO 의장은 “고유 식별번호만으로 지리적 해역을 표기하는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는 S23은 해양과 바다의 경계 제공에 있어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의 역사적 변천을 보여주기 위해 IHO 출판물로서 남는다”며 “이 제안이 최종 승인을 통해 IHO 내에서 장기간 지속되어 온 지명에 대한 논쟁이 긍정적으로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간 일본해를 단독 표기해 왔던 기존 표준인 S23이 향후 개발된 신 표준인 S130으로 이행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IHO라는 다자 외교 무대에서 1997년부터 이어온 끈질긴 노력의 결과”라며 “총회 결과를 바탕으로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동해 표기 확산을 더욱 가속화하기 위해 외국 정부 및 민간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동해 표기 확산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동해 표기율은 2000년대 초반 2%에 불과했지만 정부와 민간이 외교전을 벌인 결과 최근 조사에서는 40%를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HO는 총회 이후 회원국 회람을 거쳐 12월1일께 결과를 공식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명칭 대신 식별번호로 표기하는 S-130 방안이 상용화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일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8일 한국정부가 1992년 발간한 해도에 ‘일본어’ 표기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요미우리가 증거로 제시한 해도/요미우리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18일 한국정부가 1992년 발간한 해도에 ‘일본어’ 표기가 적혀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사진은 요미우리가 증거로 제시한 해도/요미우리
日매체 “일본해 단독 표기 방안 잠정 승인” 주장
일본의 보수 성향 요미우리 신문은 IHO 총회에서 기존처럼 국제 해도 지침에 일본해를 단독 표기하는 방안인 ‘사무국장안’이 잠정 승인됐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IHO가 새롭게 만드는 디지털 버전 해도에서는 일본해, 태평양 등 명칭이 사용되지 않고 숫자로서만 해역이 표기된다며 “사무국장이 한국의 주장에 일정의 배려를 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일본 정부의 대변인인 가토 가쓰노부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16일부터 열리고 있는 IHO 총회 관련, “한국이 IHO 측에 일본해와 ‘동해’를 병기하자고 요구했지만 IHO는 종전처럼 일본해 단독 호칭을 유지하는 사무국장 안을 잠정 승인했다. 사실상 우리가 이겼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일본해 단독 명칭 표기로) 수로 관련 업무 편리성이 향상된다고 보고, 사무국장 안을 지지했다. 일본 정부는 해당 안이 정식 채택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외교부는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반박했다. 외교부는 “사무총장의 보고서상 제안에서도 S-23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역사적 변천, S23에서 새로운 표준으로 보여주기 위해 유효한 표준이 아닌 ‘출판물’로만 남는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새로운 표준을 개발하는 동안에 출판물로 남아 있기 때문에 유효한 표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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