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우먼’ 女교수, 자녀 얼굴도 못 봐”…병원일 늘자 엄마들 좌절

“‘원더우먼’ 女교수, 자녀 얼굴도 못 봐”…병원일 늘자 엄마들 좌절

윤예림 기자
입력 2024-04-23 16:07
수정 2024-04-23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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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협, 전국 대학병원 여성 교수 설문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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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 의료진이 원내에서 이동하고 있다.2024.3.18 안주영 전문기자
서울 시내 한 종합병원에 의료진이 원내에서 이동하고 있다.2024.3.18 안주영 전문기자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하자, 대학병원에서 근무하는 여성 교수들이 업무와 가정생활을 병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전국의 대학병원 21곳에서 근무하는 여성 교수를 상대로 ‘최근 전공의 집단 이탈에 따른 근무 환경’을 묻자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설문조사에는 30~39세 157명, 40~49세 197명, 50~59세 69명, 60세 이상 11명 등 434명이 답했다.

먼저 ‘의대 교수로서의 생활이 가정생활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1점(그렇지 않다)부터 7점(그렇다) 중 응답자의 68.8%가 ‘5점 이상’이라고 응답했다.

자녀가 있는 318명 가운데 아침 출근 전 자녀와 대화하는 시간이 ‘일주일에 0일’이라고 답한 교수는 54.3%였다. 2일은 16.2%, 1일은 10.5%였다.

응답자들은 업무가 가정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이유로 장시간 근무, 야간 당직 근무, 이른 출근 시간 등을 꼽았다.

근무 시간의 경우 86.6%가 주 52시간을 초과해 근무하고 있었다. 이 가운데 20.3%는 80~100시간, 7.1%는 10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답했다. 당직과 외래 등으로 24시간 근무를 한 교수 가운데 83.3%는 다음날 휴식이 보장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사태로 사직하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1점(그렇지 않다)부터 7점(그렇다) 중 79.3%가 5점 이상에 답했다. 정신적, 신체적 소진 여부를 묻는 말에는 80% 이상이 5점 이상에 답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전공의가 떠난 병원 현장에서 남은 의료진의 개인별 근무 시간이 상당히 증가했다”며 “‘원더우먼’인 여성 교수들은 엄마로서 성장기에 있는 자녀의 얼굴조차 보기 힘든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들이 쓰러져 병원에 아무리 호소해도 근무 시간은 줄어들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의대 교수의 과로를 방치하는 병원의 보건 관리자와 기관장을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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