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빌려주고 1日 여보도

오토바이 빌려주고 1日 여보도

입력 2006-03-14 00:00
수정 2006-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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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업하는 오토바이 임대(賃貸)의 이상지대(異狀地帶)

7월은 「바캉스」의 계절 - 주말이면 서울근교 유원지에는 으례 몇 10만의 인파가 몰려든다. 이중에서도 특히 뭇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오토·하이킹」. 쌍쌍이 어울려 시속 100km로 달리는 광경은 보기에도 시원스럽다. 그러나 - 「스카프」를 날리며 주말 「하이웨이」를 누비는 그 「오토·하이킹」에 이상있다.



1백25cc 못되는 소형은 면허만 있으면 번호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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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하이웨이」를 누비는 「오토·하이킹」- 여기 이상이 있다.
주말 「하이웨이」를 누비는 「오토·하이킹」- 여기 이상이 있다.
우리나라에 「오토바이」가 본격적으로 상륙한 것은 G산업이 63년3월, 「오토바이」를 생산해내기 시작하면서부터. 미국, 「유럽」등지서 「비트·붐」이 한차례 지나가고 난 뒤였다.

「선글라스」에 「리더·자키트」(가죽잠바), 「블루·진」(푸른 작업복바지)과 함께 「모터·사이클」은 「비트」족의 필수품의 하나. 좌절당한 젊음을 「모터·사이클」의 「스피드」속에 불살라버리던 「비트족」족의 풍속은 내용이야 어쨌든 3,4년 뒤늦게 우리나라에도 상륙해왔다.

처음엔 대부분이 자가용. 그러다 작년 가을부터 「오토·하이킹·붐」이 일기시작하면서 이상한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1일대절 「오토바이」가 등장한 것이다. 그것도 동반할 여성을 경품부(景品付)로 붙여서.

좀더 자세히 알아보자.

현재 우리나라에선 배기량(排氣量) 1백25cc 이하의 「모터·사이클」은 「넘버」없이 마음대로 탈수 있다. 배기량 1백25cc이상의 대형 「모터·사이클」은 소형 자가용 「넘버」를 얻어야만 운행할 수 있다. 그래서 자연히 「넘버」없이 탈 수 있는 1백25cc이하의 것이 인기다. 시중에 나와있는 것중 90%가 90cc, 50cc의 것.

한편 이 「모터·사이클」을 타려면 타고 싶은 사람은 반드시 경찰당국으로부터 운전면허를 얻어야한다. 1백25cc 이상의 대형 「모터·사이클」이면 소형자동차운전면허를, 그 이하의 것이면 원동기 자전거 운전면허를 얻게 되어 있다. 원동기 자전거면허는 일반상식정도로 누구나 탈 수 있는 것.

이렇게 쉬운 면허만 갖고 있으면 아무때나 1백25cc이하의 「오토바이」는 빌어 탈수 있다는 얘기다.

1백25cc이하의 「오토바이」는 「넘버」없이 운행할 수 있다는 법규정을 교묘히 이용한 것이 중고(中古) 「오토바이」판매업자들의 교묘한 상흔.

오토바이삯은 2~3천원 1日여보 8천원~1만원

그중의 어떤 업자는 비밀조직망(?)을 통해 주말 「오토·하이킹」 희망자들을 모은다.

희망자들은 하루 2~3천원을 내고 「오토바이」를 빌어 탄다. 단순히 이것으로만 끝난다면 별 탈이 없다. 그러나 「오토·하이킹」에 뒷좌석이 비어있어서는 재미가 없다. 뒷좌석에 태울 여자 동반자를 자신의 능력으로 메울 수 있는 사람은 별문제지만 그렇지 못한 무능력자는 여자구하는일까지 「오토바이」상회에 위임하기 마련. 이런 경우 1일 8천원에서 1만원의 돈을 내면 「오토·하이킹」희망자는 「오토바이」와 뒷좌석 숙녀(?)를 하룻동안 소유(?)할 권리를 갖게 된다. 업자측으로 보아선 뒷좌석숙녀가 책임지고 「오토바이」를 되돌려 주어 1석2조의 효과.

희망자로부터 받은 돈은 업자측과 숙녀측이 반반씩 나눠 가진다. 그러니까 뒷좌석 숙녀의 하루일당은 4~5천원.

괜찮은 하루 수입이다. 여기에 숙녀의 「서비스」(?) 여하에 따라 응분의 「팁」이 따른다. 하루 6~7천원벌이가 상쾌한(?)「하이킹」 속에 이루어 진다. 식사, 음료수등 부수비용은 신사측이 부담하기 마련.

다방·터키탕·바의아가씨와 여대생(女大生)도

이래서 「오토·하이킹」엔 「오토·걸」이 따르기 마련이다.

「오토·걸」의 성분을 따져보자. 이들은 비밀「루트」를 통해 「오토바이」 상회와 연락을 갖게되는데 다방「레지」, 「터키」탕의 「서비스·걸」, 「비어홀」의「호스테스」, 그리고 고급 「콜·걸」의 순위다. 개중에는 여대생까지 끼여 있다는 소문. 이들은 전화연락을 받고 지정된 시간에 지정된 장소로 간다.

어느 「오토·하이킹·클럽」의 희망자들을 모으는 조직은 간첩망 못지않게 철저한 장막속에 감추어져 있다. 이들은 기존회원들의 추천으로 신청된 희망자들의 신원을 내사, 신원이 확실해야함은 물론, 이런 기밀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을 사람이라야 받아들인다. 그리고 일단 회원수가 확정되면 상회에서 직접「오토바이」를 수교하는게 아니라 지정된 장소서 인수인계, 일반사람들의 눈을 피한다.

「오토·하이킹」의 「피크」는 목적지에 닿았을 때. 개인행동의 시간이 주어지면 1일연인 뒷좌석 숙녀를 요리(?)하는 것은 각자의 수단에 달렸다.

그러나 상습 「하이커」들의 말로는 숙녀들 자신이 이미 어느 정도의 각오(?)는 출발전에 되어 있으며 특별「서어비스」(?)는 불문율(不文律)처럼 되어있다는 것. 물론 1~2천원의 「팁」이 없을 수 없다.

“손목쯤 될줄은 알았지만” 혼날뻔 한 여대생의 고백

모든 「오토·하이킹」이 다 이런 것은 아니다. 시내 M「클럽」처럼 매주일 회비 5백원씩 거둬 정기적으로 「하이킹」을 나가는 곳도 있다.

그러나 D극장주변에 집결되어있는 「오토바이」상회의 반수가량은 「오토바이」 판매·수선보다 「오토·하이킹」 알선으로 수지를 맞추고 있다는 소식이다.

다음은 일당 5천원에 매혹된 한 여대생이 혼날뻔한 얘기.

▲李정임(21·가명·H대학회화과 3년)양의 말=하루에 5천원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 자리가 있다길래 친구를 따라 나갔어요. 물론 하루쯤 대행애인노릇 해야한다는 건 알았어요. 그러나 기껏해야 손목쯤 잡히거나 어디 교외로 나가서 춤의 「파트너」노릇만 하는 줄 알았지요.

경춘(京春)가도를 2시간쯤 달려서 등선(登仙)폭포에 이르렀어요.

점심을 먹자며 들어간 곳이 여관도 아니고 음식점도 아닌 묘한 곳이더군요. 그러더니 맥주를 권하고 점점 태도가 이상해지지 않겠어요? 같이 갔던 친구를 찾았더니 곧장 춘천(春川)으로 갔다지 않아요? 방에서 튀어나와 「오토바이」 세워둔 곳에서 기다렸죠. 돌아오는 길엔 『기분잡쳤다』며 마구 속도를 내더군요.

[ 선데이서울 69년 7/20 제2권 29호 통권 제43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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