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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구해야지, 끝까지 기죽지마… 원더우먼이니까

세상을 구해야지, 끝까지 기죽지마… 원더우먼이니까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1-03-10 22:18
업데이트 2021-03-1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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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박지수의 마지막 임무

공격성공률·서브 1위 김연경 맹활약
흥국생명은 치명적 패배로 우승 위태

MVP 포함 7관왕 역사 쓴 박지수도
챔프전 2패 KB 이끌고 마지막 불꽃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하자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프로배구 흥국생명의 김연경이 9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20~21시즌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하자 실망한 표정을 짓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원더우먼’은 세상의 수많은 여성 캐릭터 중에도 가장 독보적인 강인함을 자랑한다.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위기에 빠진 세상을 구하는 그의 모습은 재미를 넘어 감동까지 선사한다. 원더우먼은 만화영화 속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현실에서도 여기저기 강인한 여성상으로 존재한다. 한국 스포츠에는 두 원더우먼 김연경(33·흥국생명)과 박지수(23·청주 KB)가 있다.

이번 시즌은 국내 여성 프로스포츠사에 길이 남을 해로 기억될 만하다. 김연경이 11년 만에 국내에 복귀하면서 종목은 다르지만 한국 여자 프로 선수 중 가장 위대한 선수로 남을 두 선수가 처음으로 국내에서 함께 뛴 시즌이기 때문이다.

김연경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여자배구의 슈퍼 히어로다. 박지수는 키(196㎝)에 농구 센스, 근성까지 갖춘 여자농구의 대들보다. 두 선수가 없는 국가대표는 감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10일 기준으로 기록을 보면 김연경은 득점 5위(국내 1위), 공격성공률 1위, 서브 1위 등 주요 부문에서 월드클래스의 실력을 뽐내고 있다. 박지수는 이번 시즌 득점, 리바운드 1위는 물론 최우수선수(MVP)까지 전무후무한 7관왕을 차지했다.

개인 성적은 나무랄 데 없이 출중하지만 안타깝게도 두 원더우먼은 판타지 속 캐릭터와 달리 끝내 팀을 구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들을 도와줄 조력자가 너무도 부족한 탓이다. 시즌 개막 전 두 선수의 소속팀이 유력한 우승후보로 꼽혔던 것과는 딴판이다.

공교롭게도 지난 9일 나란히 팀이 패배하면서 우승에 빨간불이 켜졌다. 흥국생명은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현대건설과의 홈경기에서 1-3으로 역전패했다. 1세트를 먼저 따내고도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박미희 감독도 “4세트 듀스 싸움에서 밀려 승점 1도 얻지 못해 더 아쉽다”고 할 정도였다. 아직은 흥국생명이 1위지만 GS칼텍스의 경기 결과에 따라 정규리그 우승팀이 뒤바뀔 수 있다.
9일 용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용인 삼성생명과의 2차전에서 청주 KB의 박지수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안타까워하는 모습.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9일 용인에서 열린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용인 삼성생명과의 2차전에서 청주 KB의 박지수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안타까워하는 모습.
한국여자농구연맹 제공
KB는 흥국생명보다 더 절체절명의 위기다. 9일 용인에서 열린 삼성생명과의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1점 차로 패하면서 1패만 더 당하면 시즌을 접게 된다.

박지수는 이날도 20점 16리바운드로 대활약했지만 체력이 방전되며 눈앞에서 역전 골을 허용했다. 연일 집중되는 견제 속에 안덕수 감독도 “지수의 몸 상태가 정상적이지 않다”고 걱정할 정도다. 다만 아직 두 선수의 시즌이 다 끝난 게 아닌 만큼 마지막 불꽃을 기대해볼 만하다.

만약 팀에 우승을 안기지 못하더라도 두 원더우먼은 좌절할 틈이 없다. 도쿄올림픽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해 올림픽이 열린다면 두 선수가 어쩌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같은 올림픽에서 뛰는 기념비적인 해로 남을 수 있다.

영화 ‘원더우먼’의 명대사 중에는 “난 오늘을 구할 테니 당신(원더우먼)은 세상을 구하라”가 있다. 한국 스포츠사에 역대급 재능을 갖춘 두 선수가 올해 어디까지 세상을 구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2021-03-11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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