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 소년이 무에타이 KO패 이틀 뒤 뇌출혈 사망

13세 소년이 무에타이 KO패 이틀 뒤 뇌출혈 사망

임병선 기자
입력 2018-11-14 06:18
수정 2018-11-14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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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13세 소년이 무에타이(타이 복싱) 경기를 마친 이틀 뒤 뇌출혈로 숨지면서 어린이들을 링에 오르지 못하게 해야 한다는 여론이 힘을 얻고 있다.

비운의 주인공은 여덟 살 때부터 가족의 생계를 돕기 위해 링에 오른 아누차 코차나. 부모를 모두 여의고 삼촌 밑에서 자라나 링에 올라 버는 돈으로 학교에 다녔고 삼촌 가족의 생활비를 보탰다.

이번이 170번째 경기였던 그는 지난 10일 중부 사뭇 프라칸 지방에서 열린 부총리배 약물퇴치 자선대회 도중 14세 소년과 헤드기어도 쓰지 않은 채 링에 올라 상대의 펀치를 너무 많이 맞아 정신을 잃은 채로 넘어져 바닥에 머리를 부딪쳤고, 병원에 후송된 지 이틀 만에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일간 ‘더 네이션’이 14일 전했다.

영국 BBC 보도에 따르면 태국 의회에는 마침 12세 이하 어린이들을 링에 오르지 못하게 막는 법안 초안이 제출된 상태였다. 아누차의 죽음을 계기로 12세부터 15세까지 아이들도 반드시 등록을 하고 부모의 동의를 얻어 보호 기어를 쓰고 링에 오르게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손질하는 것이 검토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아예 18세로 연령 제한을 상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반면 태국프로복싱연맹은 정식 경기 입문 연령을 10세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 체육부가 배포한 통계에 따르면 정식 선수로 등록된 복서 가운데 15세 이하 소년들이 1만명이 넘는 것으로 나와있다. 하지만 일부 태국인은 어린 파이터들이 링에 오르지 못하게 막는 것은 무에타이 전통에서 어긋나는 것이라며 반대해 지금까지 많은 아이들이 가족의 생계를 위해 링에 오르고 있다.

아누차의 죽음은 지난달 26일 이탈리아 복서 크리스티안 다기오가 태국 랑싯에서 현지인 복서와 타이틀 매치를 벌이다 KO 패하며 49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진 뒤 2주 남짓 만에 발생한 비극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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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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