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떠난 ´라스트 크리스마스´ 조지 마이클 “2016년의 저주 마지막?”

성탄절 떠난 ´라스트 크리스마스´ 조지 마이클 “2016년의 저주 마지막?”

임병선 기자
입력 2016-12-26 14:04
업데이트 2016-12-2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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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크리스마스´를 부른 영국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공교롭게도 성탄절 오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떴다.

1980년대 듀오 ´왬!´을 결성하며 이름을 알린 고인은 솔로 가수로도 명성을 날렸는데 옥스퍼드셔주 고링의 자택에서 25일 오후 “평안하게 눈을 감았다”고 그의 대변인이 전했다. 탬즈 밸리 경찰청은 사인을 정확히 설명하지는 않았지만 의심스러운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왬!´ 멤버였던 앤드루 리젤레이는 트위터에 ´여러분의 하나뿐인 조지´의 머리글자만 딴 고인의 별명 ´Yog´라고 부른 뒤 “내 사랑하는 친구를 잃고 가슴이 찢어진다“고 애도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1993년 12월 2일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세계 에이즈의 날 제정을 기념한 ´콘서트 오브 호프´ 도중 공연에 열중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25일(이하 현지시간) 53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영국의 팝스타 조지 마이클이 1993년 12월 2일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세계 에이즈의 날 제정을 기념한 ´콘서트 오브 호프´ 도중 공연에 열중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탬즈 밸리 경찰청과 사우스센트럴 앰뷸런스 서비스는 이날 오후 1시 42분 고인의 자택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BBC는 전했다. 당국은 ”적절한 절차를 밟아 검시가 진행될 것이다. 검시가 시작할 때까지는 탬즈 밸리 경찰청의 별다른 정보 제공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자택 현관문 앞에는 벌써 하트 모양과 장미 한송이가 놓이기 시작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25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왼쪽부터)이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아 돕기 공연 ´라이브 에이드´ 막바지 이 공연 기획자인 하비 골드스미스, U2의 리더 보노, 폴 매카트니, 공연 기획자 밥 게돌프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과 어울려 노래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25일(이하 현지시간) 세상을 떠난 조지 마이클(왼쪽부터)이 1985년 7월 13일 영국 런던 웸블리 구장에서 열린 아프리카 기아 돕기 공연 ´라이브 에이드´ 막바지 이 공연 기획자인 하비 골드스미스, U2의 리더 보노, 폴 매카트니, 공연 기획자 밥 게돌프와 그룹 ´퀸´의 프레디 머큐리 등과 어울려 노래하고 있다. AP 자료사진
고인의 대변인은 성명을 내 “사랑받는 아들이자 형제이며 친구인 조지가 크리스마스 기간 평안히 눈을 감았다는 것을 커다란 슬픔과 함께 확인한다”면서 “유족들은 이처럼 어렵고 감정적인 시간 프라이버시를 존중받기를 요청할 것이다. 이 단계에서 더할 언급이 없다”고 밝혔다.

런던 북부 Georgios Kyriacos Panayiotou에서 태어난 고인은 가수로 활동한 40년 가까이 1억장의 앨범을 판매했다. 학교 친구 리젤레이와 ´왬!´을 결성해 솔로 앨범 ´페이스´와 ´리슨 위다웃 프레주다이스 Vol 1´이 막대한 인기를 끌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영국에서 ´페이스´ 앨범을 어떻게 마케팅하느냐를 놓고 이견이 벌어져 레코드 회사 소니와 소송을 불사한 것은 유명하다. 싱어송라이터뿐만 아니라 음악 프로듀스의 재능까지 번득여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아티스트 중 하나로 성장했다. 또 빼어난 외모와 달콤한 목소리로 공연에서 인기를 끌어 10대들의 아이돌로, 뒤이어 오랫동안 스타덤에 머물렀다.

하지만 마약과 힘겨운 싸움을 벌였고 경찰과 충돌하거나 음란한 행위로 신문 지면을 오르내리면서 자신의 음악적 재능을 갉아먹는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왬!´ 시절의 히트곡과 별도로 고인은 영국에서만 ´케어리스 위스퍼´ ´페이스´를 비롯해 7곡의 넘버원 히트곡을 남겼고 세 차례 브릿 어워즈와 두 차례 그래미상을 품에 안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잘못된 이유로 신문 지면에 오르내리는 일이 잦아졌다.

 

 2006년 10월 마약을 흡입한 채로 운전했다가 유죄 인정한 뒤 운전면허를 박탈당했고 2008년에는 코카인 등 1급 마약을 소지했다가 적발됐다. 2010년 7월 자신의 랜지로버로 런던 북부의 한 가게를 들이받아 약물을 복용했으며 카나비를 소지한 혐의를 인정하고 9월까지 8주 동안 구금됐다.

2011년 폐렴 증세로 병원에 입원한 뒤 일련의 공연 계획을 취소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빈 병원에서 치료받은 뒤 런던 자택 앞에서 눈물을 글썽한 채로 기자회견을 갖기도 했다. 당시 의료진은 의식을 잃었던 그의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기관절개 수술을 시행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몇년 동안 성 정체성을 밝히라는 언론의 요구를 거부해오다 1998년 캘리포니아주 비벌리힐스의 공중 화장실에서 음란 행위로 체포된 뒤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했다.

여러 스타들이 그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엘튼 존 경은 인스타그램에 고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을 올려놓고는 “깊은 충격을 받았다. 사랑받는 친구이자 가장 친절하고 너그러운 영혼과 똑똑한 아티스트를 잃었다. 유족과 그의 모든 팬들과 내 마음을 함께 한다”고 추모했다.

미국 ABC 방송의 유명 사회자 마틴 프라이는 “진정 총명한 재능을 갖춘 @GeorgeMichael을 잃게 돼 절대적으로 실망스럽다. 슬프고 슬프며 또 슬프다“고 트위터에 적었다. 영국 팝그룹 ´듀랜 듀랜´은 데이비드 보위, 프린스와 릭 파핏에 이르는 이른바 ”2016년의 저주“를 언급하며 ”2016년-또다른 재능있는 영혼을 잃었어. 우리 모두의 사랑과 동정을 @GeorgeMichael의 가족에게“라고 적었다.

가수 픽시 롯은 “Grew up listening to the beautiful and talented @GeorgeMichael의 아름답고 재능있는 목소리를 들으며 성장했는데, 우리 엄마도 좋아했어! 그를 만난 건 즐거움이었는데 (사망) 소식을 들으니 아주 슬퍼”라고 적었다. La Roux는 “또 한 명이 떠났다. 멋진 목소리에 빼어난 싱어송라이터였는데“라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DJ 토니 블랙번은 “믿을 수가 없다. 조지 마이클이 53세에 세상을 떴다. 영원한 안식을 빌며(RIP). 이렇게 무서운 한해가 저물고 있다. 매우 슬프다. 진정한 재능이었는데”라고 추모했다.

이달 초 프로듀서 겸 송라이터 Naughty Boy가 고인과 함께 새 앨범을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적지 않은 팬들이 기대하기도 했다. 내년 3월쯤에는 다큐멘터리 영화 ´프리덤´이 개봉할 예정이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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