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축구 - 농구 위상 차이 과연 누가 자초했는가

[스포츠 돋보기] 축구 - 농구 위상 차이 과연 누가 자초했는가

입력 2010-05-03 00:00
수정 2010-05-03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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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6월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에 나설 예비엔트리 30명을 발표했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은 태극전사의 이름을 일일이 호명했다.

이미 윤곽이 추려진 터라 새로울 것도 없었지만, 발 디딜 틈 없을 만큼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허 감독은 “유쾌한 도전이 시작됐다. 뜨거운 성원이 최고의 전략”이라며 한껏 분위기를 띄웠다.

같은 날 국가대표협의회(국대협)가 농구대표팀 예비엔트리를 발표했다. 11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25명이었다. 포지션별 선수명단과 소속팀이 적혀 있는 문건, 그게 끝이었다. 지난달 27일 있었던 감독 선정도 마찬가지.

KBL과 대한농구협회로 구성된 국대협은 ‘아시안게임 메달’을 목표로 3월 닻을 올렸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 7위를 기록, ‘톈진참사’로 불렸던 위기의식이 만들어 낸 야심 찬 기구였다. 2주마다 회의를 가지며 경기력 향상 전반에 관해 두루 논의하고 있다.

국대협의 존재 이유는 물론 걸출한 성적을 내도록 돕는 게 우선이다. 국제대회에서의 훌륭한 성적이 프로농구 인기로 이어지리라는 것도 일견 타당하다. 그럴듯한 기자회견을 열어 예비엔트리를 공개하지 않았다고 따지는 건 아니다.

축구와 달리 농구는 25명의 예비엔트리 중 절반이 넘는 13명이 탈락한다. 그래도 얘깃거리가 풍성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면 군면제 혜택을 받기 때문에 함지훈·양희종 등이 다음 시즌 복귀할 수 있다.

귀화혼혈 선수는 한 명만 뛸 수 있다는 규정이 있어 전태풍(KCC)과 이승준(삼성)-동준(오리온스) 형제의 자리다툼도 치열할 전망이다. 국내선수 1호로 NCAA 디비전1에서 뛰었던 최진수(전 메릴랜드대)도 세 번째로 국가의 부름을 받았다.

그렇게 이슈는 많았다. 보도자료 하나로 끝난 건 아쉽기만 하다. 농구붐 조성을 이유로 지역연고제를 무시하고 남자 프로농구 챔피언결정 5~7차전을 서울에서 열었던 KBL이라면 더욱 그렇다.

농구인들은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자부심이 없다고 불평한다. ‘요즘 애들’의 정신상태를 탓하기 전에 국가대표 프라이드를 갖게 하는 게 우선 아닐까. 집중조명을 받으며 이름이 불렸던 축구팀 예비엔트리 발표와 너무 다른 위상이다. 어쩌면 그 낮은 위상은 농구인 스스로 만든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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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2010-05-03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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