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두산 열혈 여성팬 이연수 씨

[스포츠 라운지] 프로야구 두산 열혈 여성팬 이연수 씨

입력 2009-10-16 12:00
수정 2009-10-16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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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도 야구로 했어요”

“저는 태교도 야구로 했어요.”

그녀는 평범한 전업주부다. 하지만 야구팬들 사이에서는 야구장 풍경을 담은 사진과 관람후기를 인터넷에 올리는 ‘야구부인(야구를 사랑하는 부인)’으로 통한다. 프로야구 두산의 열혈 여성팬 이연수(45)씨 얘기다. 이씨는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사람이 선수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리니까 그게 오히려 야구팬들에게 편안하게 느껴졌나 봐요.”라며 유명세의 비결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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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부인’ 이연수씨가 11일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벌어진 잠실구장 관중석 앞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야구부인’ 이연수씨가 11일 프로야구 두산과 SK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이 벌어진 잠실구장 관중석 앞쪽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최계훈 투구폼에 반해 매료”

그녀가 야구를 좋아하게 된 건 신경여중에 다니던 앳된 소녀시절부터. 당시 통학길에 고교야구가 열리던 동대문운동장의 조명탑 불빛에 이끌려 무작정 버스에서 내린 것이 계기가 됐다. 야구장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를 한눈에 사로잡은 선수는 당시 인천고의 최계훈 투수. 그녀의 ‘야구 첫사랑’이다. “당시에는 사춘기 시절이라 호기심도 많았고 최계훈 투수의 멋진 투구폼에 반하고 말았죠.”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때부터 줄곧 두산팬이었던 그녀는 2000년 프로야구 선수협이 발족할 당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그 해 4월 LG와의 잠실 경기 도중 쓰러져 식물인간이 된 롯데 임수혁을 위한 일일호프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이듬해에는 베어스팬연합회를 창단했다. 남성팬 못지않게 진정 야구를 사랑하는 열혈팬이란 것을 몸소 보여준 셈.

그녀는 1997~2001년까지 PC통신 하이텔 야구동호회 시삽으로 활동하면서 직접 야구 문자중계를 하기도 했다. 그녀의 적극적인 활동은 구단 관계자들의 눈에 띄어 2004년 준플레이오프 두산-KIA 1차전 때는 시구를 맡기도 했다. 08년 포스트시즌 때는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Daum)에 ‘야구부인의 현장직찍’이라는 타이틀로 기사와 사진을 게재하면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야구장서 아이들 집중력 향상

그녀는 야구 예찬론자다. 딸을 임신했을 때도 야구장에 와서 야구관람을 했다는 그녀는 “뱃속에 있는 아기에게도 야구의 현장감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며 웃었다. “서너시간 동안 꼬박 한자리에 앉아서 야구를 보면 아이들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되죠. 저는 주변 엄마들에게도 아이들 데리고 야구장 가라고 부추겨요.”

그녀가 생각하는 야구의 매력은 뭘까. “다른 구기종목은 공을 우선시 하는 데 견줘 야구는 사람이 중심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죠. 축구는 공이 골대에 들어가야 승부가 나지만, 야구는 사람이 홈에 들어와야 되는 승부잖아요.”

14일 문학구장에서 열심히 응원전을 펼치던 그녀는 두산이 SK와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패하자, “두산이 꼭 한국시리즈에 진출하길 바랬는데,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해야죠.”라며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그녀는 “승패를 떠나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이 자랑스러워요.”라며 성숙한 팬의 자세를 잃지 않았다.

글 사진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2009-10-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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