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밤 영국 버밍엄의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영오픈 배드민턴 슈퍼시리즈 혼합복식 결승전. 세계 91위 고성현-하정은 조의 상대는 세계 2위인 중국의 헤한빈-유양. 실력과 경험 모두 비교조차 하기 힘든 고수였다.
하지만 2라운드에 걸친 예선을 통과해 이번 대회 32강에서 앤드루 앨리스-사라 복(잉글랜드) 조를, 16강에서 세계 8위 프라파카몰-쏭통캄(태국) 조를, 8강에서 세계 4위 앤서니 클락-도나 켈로그(잉글랜드) 조를, 4강에선 젱보-마진(중국) 조를 꺾으면서 한껏 사기가 오른 고성현-하정은 조는 첫 게임에서 상대를 강하게 압박했다. 11-11에서 하정은의 감각적인 헤어핀과 상대 범실이 잇따른 덕에 15-11까지 달아났다. 16-13에선 끈질긴 수비로 상대의 범실을 유도해내며 연속 5득점, 기적이 일어나는 듯했다.
그러나 두번째 게임부터 노련한 헤한빈-유양 조는 제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반면 ‘짜요’를 질러대는 중국 관중 앞에서 한 번도 경기한 적이 없는 고성현은 지나치게 서둘렀고 잔실수를 토해냈다. 결국 고성현-하정은 조는 1-2(21-13 15-21 9-21)로 역전패를 당했다.
고성현-하정은 조는 비록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세계 최고 권위의 전영오픈 첫 출전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사고’를 친 셈. 이번 대회 결승에 오른 10명(조) 가운데 예선을 거친 것은 고성현-하정은 조가 유일하다. 이들은 이번 대회에서 8경기를 치러 7승1패를 거뒀다. 이제 겨우 22세 동갑내기인 이들이 경험과 훈련을 통해 ‘국민남매’ 이용대-이효정 조 못지않은 강력한 혼복조가 될 날을 기다려 본다.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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