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별을 쏜다] ⑨ 테니스 대표팀 설재민

[2009 별을 쏜다] ⑨ 테니스 대표팀 설재민

입력 2009-01-16 00:00
수정 2009-01-16 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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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이형택’ 꿈꾸는 복식 전문가 “6~7년 뒤 메이저코트서 뛸거예요”

“6~7년 뒤요? 메이저 코트에 서 있을 겁니다. 반드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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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바람이 매섭게 몰아치던 14일 경기 이천벌. 건국대 스포츠과학타운 테니스코트는 19세 청년의 뜨거운 입김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삭풍을 가르기라도 할 듯 헌칠한 키(193㎝)에서 뿜어내는 타점높은 스트로크와 민첩한 발놀림, 그리고 예리한 발리까지. 최형주(40) 건국대 감독을 상대로 약 10여분 동안 쉬지 않고 공을 쳐댄 뒤라 숨이 턱턱 막힐 법도 했다. 하지만 테니스 선수라면 전성기를 누릴 나이인 20대 중반엔 어떤 모습으로 변해 있을까라는 질문에 그는 서슴지 않고 “메이저 무대에 서 있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설재민(19·건국대 2년)은 ‘제2의 이형택’을 꿈꾸는 ‘복식 전문가’다. 국내에는 복식 경기를 주로 뛰다 단식으로 ‘주특기’를 변경해 성공한 선수들이 제법 많다. 현재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는 김남훈(39·현대해상) 감독이 대표적인 인물. 또 국내에선 별로 대접을 받지 못하지만 사실, 테니스 복식에 모든 걸 바치는 외국 선수들은 일일이 열거하기 곤란할 정도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밥, 마이크 브라이언 형제는 물론이고 지금도 남녀 코트를 주름잡고 있는 카라,웨인 블랙 남매는 너무도 유명한 복식 선수들이다.

설재민은 왜 복식 전문가의 길을 택했을까.

“경기 원삼초교 2년 때인데요. 동네 형들이 짝을 맞춰 노랑색 테니스공을 다 떨어진 배드민턴 라켓으로 치고 있는 걸 본 뒤 곧장 아버지께 졸랐죠. 테니스 하고 싶다고요.” 지금도 운동이라면 테니스밖에 할 줄 모르는 설재민은 이후 한 해 라켓 12자루나 바꿀 정도로 테니스에 매달렸다. 그러나 변변한 성적은 나오지 않았다. 신갈중, 용인고 졸업 때까지 대회에 나설 때면 늘 4강 문턱에서 넘어졌다. “3남매의 막내 때문인 것 같다고들 말하더라구요.” 심성이 워낙 고운 탓에 근성이 모자랐다. 스스로도 “집중력 부족이 가장 큰 약점”이라고 털어놨다.

대학 진학 뒤 전영대(대한테니스협회 부회장) 당시 감독은 설재민에게 복식 선수로 뛸 것을 주문했고, 설재민은 그 충고에 지난해 주요 대회 복식을 ‘싹쓸이 우승’으로 화답했다. 시즌 첫 대회인 서귀포칠십리오픈을 시작으로 경산오픈, 전국종별대회 정상을 차례로 밟았다. 설재민은 “복식의 묘미는 기량은 물론, 파트너와 순간순간 짜내는 작전과 아이디어를 점수로 연결시키는 데 있다.”면서 “우승을 몇 차례 하면서 내 최대 약점인 멘탈도 부쩍 강해졌다.”고 말했다.

설재민은 대표팀이 은밀하게 준비하는 ‘비밀병기’다. 지난해 가을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서 네덜란드에 져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Ⅰ그룹으로 떨어진 건 복식에서 밀렸기 때문. 최형주 감독은 “재민이는 큰 키를 이용한 베이스라인 플레이는 물론, 서브 앤드 발리까지 능숙하게 구사할 줄 아는 전형적인 올라운드 플레이어에다 영리하기까지 하다.”면서 “대표팀의 부족한 면을 너끈하게 채울 수 있는 선수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설재민은 현재 국가대표 2진. 그러나 꿈과 희망이 있다면 ‘2진’이라도 행복한 법. 설재민의 태극마크 꿈은 이 겨울 튼실히 무르익고 있다.

글 사진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2009-01-1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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