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패럴림픽] 18㎏ 뼈를 깎는 감량 메달약속 지킨 ‘전설’

[베이징 패럴림픽] 18㎏ 뼈를 깎는 감량 메달약속 지킨 ‘전설’

임병선 기자
입력 2008-09-12 00:00
수정 2008-09-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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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금종, 역도 56㎏급서 몸무게 10g 차이로 銅

요행으로 따낸 동메달이라 할 수도 있지만 살인적인 감량이 없었더라면 결코 일굴 수 없는 값진 메달이었다.

1984년 LA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7회 ‘개근’한 정금종(43·서울시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은 장애인역도의 전설같은 선수.

그는 지난달 29일 베이징패럴림픽 한국선수단 결단식에서 자신이 참가했던 대회 숫자만큼 메달을 따겠다고 다짐했는데 그 약속을 기어이 지켰다. 정금종은 11일 베이징 항공항천대 체육관에서 열린 역도 남자 56㎏급 경기에서 자신과 똑같은 무게의 바벨을 들어올린 선수가 실격처리되는 행운에 힘입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정금종은 1차시기 180㎏을 가볍게 들어올린 뒤 2차시기 185㎏으로 올렸지만 실패했다.3차시기를 맞아 187.5㎏으로 올렸지만 끝내 이마저 성공하지 못했다. 자신보다 체중이 0.25㎏ 가벼운 제이슨 어빙(영국)이 3차시기에서 180㎏을 들었던 터라 기록이 같을 경우 체중이 가벼운 선수가 승리하는 규칙에 따라 동메달은 어빙의 몫이었다. 정금종은 낙담한 채 도핑테스트를 위해 대기하고 있었고 전광판에는 4위라고 표시됐다.

이때 어빙이 3차시기에서 2분 안에 경기를 끝내지 못해 뒤늦게 실격 처리되면서 같은 무게의 바벨을 든 선수 3명 중 정금종이 이마라스리 통사(33·태국)보다 10g이 덜 나가 그토록 바라던 메달의 꿈을 이뤘다.

평소 체중 73㎏을 유지하던 그가 경쟁자가 부쩍 늘어난 체급을 포기하고 56㎏급에 출전하기 위해 무려 18㎏이나 감량하는 초인적인 노력이 없었더라면 찾아올 수 없는 행운이었다. 그는 사흘 전인 8일까지도 한계체중보다 2㎏이나 더 나가 이를 빼느라 어려움을 겪어왔다.

3세때 소아마비를 앓은 그는 1980년 삼육재활원에서 선생님의 권유로 역도를 시작했으며 온갖 스포츠에 만능이지만 선수로서는 역도 외길을 걸어왔다.

정금종은 “행운의 동메달이 마지막 올림픽에 의미를 더하는 것 같아 너무 행복하다.”며 “선수 생활만 30년 가까이 한 만큼 이젠 장애인체육행정 분야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24년 젊음을 바쳤던 패럴림픽에 안녕을 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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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2008-09-12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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