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이회택-허정무 콤비 한국축구 살리려면…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이회택-허정무 콤비 한국축구 살리려면…

입력 2008-07-10 00:00
수정 2008-07-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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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를 구하기 위해 원로급 기술위원장이 전격 취임했다. 신임 이회택 기술위원장이 새 선장이다.

허정무 감독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이 위원장을 새 선장이라고 표현한 것은 결례일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 한가롭게 자리의 높낮이를 따질 겨를은 없다. 더욱이 당사자가 이회택 아닌가.1990년 이탈리아월드컵을 시작으로 20년 가까이 두 사람은 형제 이상으로 끈끈한 인연을 맺어왔기 때문에 새 기술위원장을 ‘새 선장’으로 표현한다고 허 감독이 불쾌할 일은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 표현을 쓴 것은 현재 상황이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허정무호는 어렵게 남아공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랐지만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최종예선 상대는 아시아에서 가장 껄끄러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다. 북한도 있다. 기존 체제로는 어려움이 예상된다.

신임 위원장이 강력한 리더십을 추구하는 허 감독과 소통해야 하고 때로는 일정하게 지시도 내려줘야 하며 무엇보다 당사자의 말이 상당한 위엄과 무게를 가져야만 하는 상황이다. 때문에 ‘돌려막기가 아니냐.’는 일부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이 위원장은 하나밖에 남아 있지 않은 카드였다.

그럼에도 한두 가지 주문하지 않을 수 없는데, 무엇보다 이 위원장은 축구계 안팎에서 널리 인재를 찾아 기술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대표팀도 명성에 의존하지 않고 지금 이 순간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선수들을 뽑아야 하는 판국인데,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지원하고 연구하는 기술위도 ‘전면적이며 전문적인’ 인사들로 구성해야 한다. 말하자면 ‘대폭 개각’을 해야 한다.

그동안 축구협회 내부의 분위기와 관습에 익숙한 인사들로는 상황 타개가 여의치 않다. 때로는 허 감독과 논쟁을 불사할 만한 인사도 포함시켜야 한다.‘새 선장’이란 표현을 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감독이 오로지 최종예선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할 때 기술위는 이를 위해 모든 사항을 검토하고 지원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의견이 달라 논쟁이 벌어질 수도 있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보다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 바로 그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이회택이란 ‘새 선장’이 있는 것이다.

선수 선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물론 이것은 허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기술위원장이라고 선수 이름을 함부로 거론해선 안 된다. 다만 허 감독이 큰 폭의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해 달라는 것이다. 그만의 축구 철학을 위해 선수를 선발할 수 있도록 모든 수상한 분위기를 완전히 제거해 주는 것이 새 선장의 역할이다.

이 위원장과 허 감독, 그리고 정몽준 축구협회장, 세 사람에게 남은 6개월은 그들의 축구 인생을 총정리하는 마지막 시험대가 되고 있다. 내년 1월 임기가 만료되는 정 회장은 물론이고 허 감독에게도 ‘대표팀’을 지휘할 마지막 기회다. 이 위원장 역시 백척간두에 큰 역할을 맡았다. 좌고우면할 때가 아니고 위아래 분위기를 살필 상황이 아니다. 축구 인생의 모든 것을 건 명예로운 계절이 되길 바란다.

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2008-07-10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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