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말이 아니다.
세터가 올리는 공 하나의 빠르기와 질에 따라 감독도 덩달아 울고 웃는다. 대한항공의 문용관(46) 감독도 지난 시즌 그랬다. 노장 김경훈이 은퇴하고 난 뒤 달리 방도가 없었던 문 감독은 ‘삐꾸(후보)’였던 김영래(26)를 투입했다.
인하대 감독 시절 세터 없이도 팀을 이끈 전력(?)이 있었던 그에겐 대수롭지 않은 일이기도 했다. 그 뒤 무척이나 속앓이를 했다. 기량은 물론이고, 자신의 속내 하나 다스리지 못하는 ‘다혈질’이었던 탓에 문 감독은 애걸하다시피 김영래를 어르고 달랬다. 그런 ‘미운 오리새끼 세터’ 김영래가 ‘백조’로 변신했다.
지난해 3위의 대한항공이 2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벌어진 07∼08프로배구 V-리그 이틀째 홈개막전에서 김영래의 ‘토스놀이’에 힘입어 난적 LIG를 3-0으로 일축하고 올 시즌을 힘차게 출발했다.1세트 초반 LIG 손석범(14점) 이경수(15점)의 좌·우 공격에 보비(20점)로 팽팽히 맞서던 균형이 깨진 건 김영래의 토스가 제대로 먹히면서부터. 지난 시즌 높게만 띄워주던 공이 낮고 빨라졌다.4∼5점차로 앞서가던 1세트 후반엔 보비의 B속공의 입맛에 딱 맞는 백토스를 거푸 뿌려대며 달라졌음을 짐작케 했다.
김영래는 “지난 시즌 영택이형이 빠지면 내가 주장 역할을 했던 탓에 신경이 곤두서 다혈질이란 말도 듣긴 했는데 이젠 그렇지 않다.”면서 “브라질 전지 훈련 당시 보비와 호흡을 맞춘 게 이제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문 감독은 “지난해 영래의 토스 점수가 60점이었다면 오늘 경기에선 80점”이라고 짜게 점수를 매기면서도 “토스의 질이 좋아진 만큼 우리의 장점인 높이에다 빠르기까지 보탤 수 있다.”고 흡족해했다.
인천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