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현의 나이스샷] 시니어들이 뛸 무대가 없다

[이종현의 나이스샷] 시니어들이 뛸 무대가 없다

입력 2007-11-28 00:00
수정 2007-11-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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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하나투어챔피언십 프로암대회에서 최상호를 만났다. 마침 그는 바로 전 주에 ‘아시아 시니어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바 있어 축하 인사를 나눴다.

지난 10월에도 그는 ‘한국시니어오픈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 올해 시니어 2승을 기록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시니어대회를 오가며 펼치는 활동이 왕성하다.

1980년대 후반 박남신과 최상호는 ‘용호상박’을 연상시킬 만큼 강력한 라이벌로 국내 무대를 휩쓸었다. 인기는 지금의 최경주에 버금갔다. 이때부터 둘을 추종하는 팬들이 출현했고, 대회 때마다 플레이를 지켜보며 응원하는 이른바 ‘열성 갤러리’가 생겨났다. 그러던 최상호와 박남신은 어느덧 세월이 흘러 이제는 시니어 무대에서 플레이를 펼치게 됐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최광수와 김종덕, 봉태하 등 왕년의 스타들도 시니어무대 진입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들이 뛸 시니어대회의 수가 너무 적다. 그나마 협회와 기업이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2∼3개 대회가 고작이고 우승상금도 2000만원에서 수백만원에 불과하다.

최상호는 “스타를 탄생시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한다. 박세리나 최경주가 시니어무대에서 뛸 나이가 됐을 때 계속해서 팬들은 이들의 플레이를 보고 싶어 할 것이다. 국내처럼 시니어대회가 의무사항처럼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선 골프대회가 균형 발전하기 어렵다.10년 전 초이스 골프, 파맥스 등의 기업에서 시니어대회를 창설시키며 시니어협회도 생겨났지만 활동영역이 만족스럽지 못하다.

미국에선 전설의 골퍼 잭 니클로스와 아널드 파머, 게리 플레이어의 샷을 시니어무대에서 지켜볼 수 있다. 더 재미난 사실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다음으로 시니어투어의 인기도와 시청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그 다음이다.

한국의 잭 니클로스로 불리는 한장상 선생이 얼마 전까지 KPGA 무대에서 플레이를 펼쳤다. 좀 민망한 이야기지만 국내 골퍼들은 니클로스는 알아도 한국의 한장상을 잘 알지 못한다. 그는 분명 영웅이지만 우리는 너무나 그를 홀대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시공간만 초월할 수 있다면 시니어투어에서 영웅들과 함께 플레이를 펼치고 싶다.”고 했다. 시니어무대의 선배들에 대한 존경심을 단적으로 나타낸 말이다.

그러나 한국에서 시니어 선수들은 ‘한물 간 스타’, 잊혀져 가는 추억의 스타일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아직 젊다. 골프에 대한 정열도 누구 못지않다. 한때 그린을 쥐락펴락했던 국내 시니어 선수들이 발붙일 곳은 정말 없는 것일까.‘점보 오자키’로 더 유명한 일본의 골프 영웅 오자키 마사시의 유명세가 더 부러워지는 요즘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huskylee1226@yahoo.co.kr

2007-11-28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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