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돋보기] 슬픈 한국육상

[스포츠 돋보기] 슬픈 한국육상

박준석 기자
입력 2006-09-14 00:00
수정 2006-09-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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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6일부터 이틀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육상월드컵이 열린다. 대륙대항전으로 마라톤을 제외한 전 종목이 치러진다. 그러나 트랙, 필드, 투척 등 어느 종목을 둘러봐도 한국 선수는 단 한 명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일본과 중국을 비롯해 바레인, 인도, 카타르 등의 선수에게 모두 밀렸다. 한국이 육상에서 아시아기록을 갖고 있는 종목은 현재 하나도 없다. 한국 육상의 현주소를 그대로 말해 주는 대목이다.

육상은 모든 스포츠의 기본으로 통한다. 육상이 부실하면 다른 종목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하지만 기록 부진을 이유로 투자가 줄었고 그러다 보니 성적은 더욱 떨어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 결과 남자 100m 한국기록(10초34)은 27년째 잠자고 있고 뒷걸음질을 친 종목도 많다. 한때 올림픽을 제패하며 강국의 반열에 오른 마라톤도 하향세로 아시안게임 메달권 진입도 어려운 상황이다.

우선 투자가 부족했지만 편안한 것만 찾는 선수들의 자세도 문제다. 육상은 비인기종목이다. 때문에 꿈나무로 자란 선수들도 축구나 야구, 농구 등 인기스포츠에서 유혹하면 전향을 주저하지 않는다. 특히 인간 한계에 도전하는 마라톤은 좀더 쉬운 운동환경을 찾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즉 훈련이 빡빡한 실업팀보다는 국내 대회에서 ‘적당한’ 성적만 내면 되는 지방자치단체 소속팀을 선호한다. 한 실업팀 관계자는 “실업팀으로 영입된 뒤 전국체전 등 국내 대회에서 일정 성적을 거두면서 안정된 연봉을 받는 지자체 팀으로 옮기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또 대회 운영방식에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도 있다. 국내 선수끼리 순위경쟁만 하는 ‘그들만의 레이스’에서 탈피하기 위해 용병도 자유롭게 레이스에 참가시켜야 한다는 것. 일본은 특히 장거리 종목에서 용병효과를 톡톡히 봐 지금은 남녀 모두 마라톤 최강국으로 군림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얼마 전부터 대한육상연맹이 포상금을 대폭 상향조정하고 유망주를 유학 보내는 등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한 투자’다. 첫술에 배부를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박준석기자 pjs@seoul.co.kr

2006-09-1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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