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프로야구 연봉 협상에서는 예전처럼 억지 주장을 늘어 놓는 선수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초창기에는 “A선수는 나보다 후배인데 내가 왜 연봉을 적게 받느냐.”는 식의 주장이 많았다. 이런 주장을 불식시키기 위해 구단은 주로 통계를 동원했다.“A는 너보다 타점이 10개나 많고 볼넷도 20개나 많다. 네가 나은 부분은 타율이 5리 더 높은 것뿐인데 연봉을 똑같이 달라면 어떻게 하느냐.”
선수는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타자는 타율이 제일이다. 타점이나 볼넷은 타율보다는 못한 항목이 아니냐.”이쯤되면 목소리가 큰 쪽이 이기는 싸움이 된다.
이런 싸움을 막은 특효약이 선수 고과평정 시스템이다. 보통 80개에서 심한 경우는 500개 정도의 항목에 일일이 가중치를 부여, 공헌도를 평가한다. 같은 안타라도 동점 상황에서 주자를 불러들인 것이 5점이라면 10점차로 앞선 상황에서의 2루타는 2점밖에 안 되는 식이다. 이렇게 매 경기 점수를 합산해 시즌 공헌도를 평가한다.
그러면 다음 시즌의 선수 연봉은 만원 단위까지 결정된다. 고과평정 방법은 이미 선수들에게 공지돼 별 시비는 없다.
이런 평가 방법은 연봉 협상을 쉽게 만들었지만 사실 정확하지 못하다. 프로야구 통계학자들에 따르면 중요한 상황에서의 안타와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안타를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승부처에서 강한 선수가 있고 그런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못했다. 필자 역시 중요하지 않은 때만 잘하는 선수를 찾는 데 실패했다.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플레이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메이저리그는 훨씬 복잡한 평가 방법을 사용할 것 같지만 사실 우리에 견주면 주먹구구에 가깝다. 연봉 조정을 위한 청문회에서 선수 에이전트와 구단이 조정관에게 줄 두툼한 책 한 권 분량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다. 실제 청문회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통계들, 즉 타율이나 타점, 홈런 등의 기본적인 숫자만 거론된다. 그 이유는 조정관들이 야구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세밀한 평가 자료를 설명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평균 3시간 걸리는 청문회는 서로 기본 통계만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의 연봉 조정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우리 정서로는 불합리하다.
사형이냐, 무죄냐의 결정도 배심원에게 의존하는 영미법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야구 선수의 연봉을 영업 사원이 판매 수당 받는 것처럼 고정된 틀에 따르는 것이 결코 능사는 아니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선수는 다시 목소리를 높인다.“타자는 타율이 제일이다. 타점이나 볼넷은 타율보다는 못한 항목이 아니냐.”이쯤되면 목소리가 큰 쪽이 이기는 싸움이 된다.
이런 싸움을 막은 특효약이 선수 고과평정 시스템이다. 보통 80개에서 심한 경우는 500개 정도의 항목에 일일이 가중치를 부여, 공헌도를 평가한다. 같은 안타라도 동점 상황에서 주자를 불러들인 것이 5점이라면 10점차로 앞선 상황에서의 2루타는 2점밖에 안 되는 식이다. 이렇게 매 경기 점수를 합산해 시즌 공헌도를 평가한다.
그러면 다음 시즌의 선수 연봉은 만원 단위까지 결정된다. 고과평정 방법은 이미 선수들에게 공지돼 별 시비는 없다.
이런 평가 방법은 연봉 협상을 쉽게 만들었지만 사실 정확하지 못하다. 프로야구 통계학자들에 따르면 중요한 상황에서의 안타와 중요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안타를 구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한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승부처에서 강한 선수가 있고 그런 선수가 훌륭한 선수라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통계학적으로 입증이 되지 못했다. 필자 역시 중요하지 않은 때만 잘하는 선수를 찾는 데 실패했다. 경기장에서 벌어지는 플레이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다.
메이저리그는 훨씬 복잡한 평가 방법을 사용할 것 같지만 사실 우리에 견주면 주먹구구에 가깝다. 연봉 조정을 위한 청문회에서 선수 에이전트와 구단이 조정관에게 줄 두툼한 책 한 권 분량의 자료를 준비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참고자료다. 실제 청문회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통계들, 즉 타율이나 타점, 홈런 등의 기본적인 숫자만 거론된다. 그 이유는 조정관들이 야구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에게 세밀한 평가 자료를 설명하다가는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평균 3시간 걸리는 청문회는 서로 기본 통계만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메이저리그의 연봉 조정을 비전문가에게 맡기는 것은 우리 정서로는 불합리하다.
사형이냐, 무죄냐의 결정도 배심원에게 의존하는 영미법 국가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야구 선수의 연봉을 영업 사원이 판매 수당 받는 것처럼 고정된 틀에 따르는 것이 결코 능사는 아니다.
‘스포츠투아이’ 전무이사 tycobb@sports2i.com
2005-02-01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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