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가정 학생들 천문대 ‘특별수업’

다문화가정 학생들 천문대 ‘특별수업’

입력 2010-10-28 00:00
수정 2010-10-2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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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나먼 별, 꿈처럼 가슴속으로…

“항상 별을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는데 오늘은 별과 달이 모두 내 눈앞에 있었어요.” 네팔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와 함께 천문대를 찾은 서울 성자초등학교 5학년 치트러카준(12)은 별처럼 반짝이는 초롱초롱한 눈으로 “엄청 큰 천체망원경을 직접 조립하고 별을 찾았다.”면서 “커서 꼭 우주비행사가 돼 직접 눈으로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27일 오후 6시 다문화가정 40여명이 서울 낙성대동 서울시과학전시관 천문대에 올라 서울의 밤하늘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는 특별한 경험을 했다. 지난 20, 21일과 26일, 그리고 27일 등 나흘에 걸쳐 진행된 다문화가정을 대상으로 한 ‘가족천문과학교실’에는 모두 40가족 169명의 다문화가족이 참가, 깜깜한 밤하늘에서 직접 별자리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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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8시 서울 낙성대동 서울과학전시관에서 다문화가정의 한 남학생이 천문대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하고 있다.
27일 오후 8시 서울 낙성대동 서울과학전시관에서 다문화가정의 한 남학생이 천문대에 설치된 천체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하고 있다.


매번 온라인 수강신청이 1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가족천문과학교실은 나흘간 다문화가정만을 위한 특별수업을 마련했다. 행사를 준비한 허동 관장은 “문화·교육 혜택에서 비교적 소외돼 있는 다문화가정에 특별히 직접 별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줘 아이들이 꿈을 갖고 한국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취지”라고 밝혔다.

오후 6시부터 두 시간가량 부모님과 함께 천체망원경 조작법과 별자리 강의를 들은 다문화가정 학생들은 오후 8시 하늘이 완전히 어두워지자 커다란 굴절 망원경을 들고 천문대 밖으로 나섰다. 타이완·필리핀·일본·네덜란드 출신 엄마 아빠와 아이들은 천문대 앞 잔디밭에 자리를 잡고 경통과 삼각대를 직접 조립해 별자리를 찾기 시작했다. 가족 7명이 천문대를 방문한 서울 영도초등학교 4학년 김나연(10·여)양 가족은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그리고 마침 한국을 방문한 필리핀인 외조모, 이모·이모부가 돌아가면서 망원경에 눈을 댔다. 김양은 “선생님들이 잘 설명해 주셔서 내가 직접 카시오페아 자리랑 견우직녀 자리도 찾았다.”면서 환하게 웃었다.

자신의 재능을 다문화가정 천문교실에 기부하려는 현직 교사와 대학원생들의 참여도 눈에 띄었다. 망원경 조작법을 강의한 조용현(46) 서울 풍문여고 지구과학 교사는 “교실에서 천문대로 장소를 옮겼을 뿐 내가 가진 지식을 가르쳐 주는 것은 똑같다.”면서 “열정적으로 질문하고 천체관측을 즐기는 다문화가정 어린이들의 밝은 모습에서 보람을 찾는다.”고 말했다. 서울대 아마추어 천문동아리 출신 김현수(28·에너지시스템공학부 박사과정)씨는 “아이들에게 달과 산개성단(散開星團)을 보여 줬는데 신기해하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기뻤다.”면서 “망원경으로 본 별의 모습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찍어 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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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사진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2010-10-28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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