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인순 해명에 여성단체 분노 “피해자 등지고 박원순 보살핀 배신자”

남인순 해명에 여성단체 분노 “피해자 등지고 박원순 보살핀 배신자”

윤창수 기자
윤창수 기자
입력 2021-01-06 16:31
수정 2021-01-0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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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순 민주당 의원, 박원순 시장 사망 전날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는 했지만 피소 사실은 유출하지 않았다고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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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연합뉴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전날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해 성추행 관련 고발 사건을 알렸다는 의혹을 받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통화는 했지만, 피소 사실을 유출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남 의원의 해명에 박 시장 피해자의 변호를 맡고 있는 김재련 변호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이런 뜻인가? 음주후 운전은 했지만 음주운전은 아닙니다”란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담배는 피웠지만 담배연기는 1도 마시지 않았습니다”란 뜻이냐고 물었다.

검찰의 수사발표로 피해자와 여성단체의 법적 대응에 대한 사실을 사전에 박 시장 측에 알린 사람이 남 의원이라고 밝혀졌으나 연락두절 상태이다가 6일 만에 입을 열어 통화는 했지만, 유출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김 변호사는 “고소장이 완료된 상태에서 7월 7일 중앙지검 검사에게 전화해 8일 면담을 하기로 약속을 잡은 직후 한국성폭력상담소 소장님께 고소예정임을 알리며 지원요청을 했다”면서 “상담소 지원요청도 피해자와 미리 상의했다”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7월 8일 남 의원이 자신의 보좌관을 지낸 임순영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했고 다음날인 9일 박 전 시장이 사망했는데 피소사실을 몰랐다는 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어 “피소예정과 피소는 다르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지난 7월 김 변호사는 7월 8일 오후 서울지방경찰청에 고소장을 접수하기 하루 전인 7일 서울중앙지검 여성아동조사부 부장에 연락하고 면담을 요청하자, 피고소인이 누구인지 확인해야 면담을 검토할 수 있다고 해서 피고소인을 밝혔다고 당시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이어 8일 부장검사 면담을 피해자와 하기로 약속했는데 전날 저녁 부장검사가 연락와 ‘본인 일정 때문에 8일 면담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남 의원이 ‘불미스러운 일이 있느냐’면서 임 젠더특보에게 전화를 건 것은 8일 오후 2시 28분이며, 고소장이 서울청에 접수된 것은 8일 오후 4시 30분쯤이다.
서울대병원 찾은 남인순-이학영-박홍근 의원
서울대병원 찾은 남인순-이학영-박홍근 의원 더불어민주당 남인순(왼쪽부터)·이학영·박홍근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박원순 시장의 시신을 이송해오는 구급차를 기다리고 있다. 2020.7.10.
연합뉴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6일 성명서를 내고 “유출무죄를 주장하는 남인순 의원은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전고지는 인정하는가”라며 “여성계를 배신한 남인순 의원은 진심으로 사과하고 즉각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여성정치네트워크 측은 “피해자는 사력을 다해 유사한 피해를 받아온 여성들의 편에서 선 변호인과 여성단체의 지원을 받으며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을 위해 첫 발을 떼었지만, 국가 시스템의 문턱을 넘기도 전에 소위 ‘박원순 사람들’ 즉, 인맥이라는 밧줄에 꽁꽁 묶이고 말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가해자에 대한 법적 처벌이야말로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하고 다시 피해받지 않을 수 있는 전기가 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의 피해지원 요청을 받은 한국여성단체연합의 김영순 상임대표는 남 의원에게 사건을 알리고, 남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 출신인 서울시젠더특보인 임순영에게 사건을 사전 고지시켜 가해자가 사건을 인지하고 증거를 인멸할 기회를 주었다고 성명서는 주장했다. 또 가해자의 증거 인멸의 최후 수단은 가해자의 사망이라고 부연했다.

성명서는 ‘시장 직을 걸고 대응’하겠다던 박 시장은 ‘파고를 넘을 수 없어’ 자살했다고, 검찰 조사 결과 밝혀진 휴대전화 증거분석 내용을 인용했다.

성명서는 남 의원이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으로 부르고, 박 시장 사망 당시 민주당 여성 최고위원을 맡은 상황에서 차기 지명직 최고위원 두 명도 전원 여성으로 하자고 제안했다고 지적했다.

성명서는 “피해 여성을 피해호소인이라 애써 호명하며 남성 가해자에게 조력하는 국회의원이 여성들에게 무슨 쓸모가 있으랴”라고 한탄하며 “성폭력 피해자를 등지고 남성 가해자의 안위를 보살폈던 배신자로 기록되기 전에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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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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