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 여고생 “지속적 폭행” 유서… 학교 은폐 의혹

투신 여고생 “지속적 폭행” 유서… 학교 은폐 의혹

입력 2014-09-04 00:00
업데이트 2014-09-04 03:15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유족 유서 추가 공개… 수사 촉구 “단순자살 아냐… 가해학생 처벌을”

울산 북구 자신의 아파트 15층에서 뛰어내려 지난 1일 숨진 경주 모 고등학교 1학년 김모(17)양의 가족은 3일 김양이 가족에게 남긴 유서(A4 용지 2장)를 추가 공개하고 학교폭력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가족용 유서에는 “사실 어제(8월 30일) 늦게 온 이유도 애들에게 맞았어. 명치랑, 턱, 뺨. 너무 아팠는데 소리 내면 더 때린다고 해서”라는 내용이 적혀 있다. 또 “그리고 오늘(8월 31일)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불러서 나갔더니 쭈그려 앉으라면서 때리려고 해 나도 머리채를 잡았어. 안 그러면 맞을 것 같아서. 이제 얼굴 들고 다닐 의지도 없고 희망도 없는 것 같아”라고 썼다. 김양은 앞서 일부 공개된 친구들에게 남긴 유서에서도 가해 학생의 실명을 언급하며 폭행 피해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따라 김양의 가족은 “딸의 자살이 학교폭력 때문”이라며 가해 학생의 처벌을 촉구했다. 유가족은 “딸과 가해 학생이 한때 친한 사이였다는 이유로 단순 자살인 것처럼 몰아가 사건이 축소될까 봐 걱정”이라며 “더는 학교폭력으로 희생자가 생기지 않는 것이 딸의 바람”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은 또 학교 측이 학생들에게 ‘이번 사건과 관련해 외부에 발설하지 마라’라는 등 축소 의혹도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학교 측은 “은폐·축소할 이유가 전혀 없다”면서 “다만 좋지 않은 일이 학생들을 통해 퍼지는 것 자체는 우려된다”고 밝혔다. 경북도교육청은 학생들을 상대로 심리 상담을 진행하고 있으며 학교는 상담이 끝나는 대로 학교폭력대책위원회를 열어 가해 학생들을 징계할 방침이다.

한편 경주경찰서는 이날 숨진 김양의 학교 전교생(280여명)을 대상으로 추가 피해 사례 여부를 확인하는 전수조사를 시작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2014-09-04 10면
많이 본 뉴스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당신의 생각은?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해 내수 경기를 끌어올리는 ‘민생회복지원금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빠른 경기 부양을 위해 특별법에 구체적 지원 방법을 담아 지원금을 즉각 집행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반면 국민의힘과 정부는 행정부의 예산편성권을 침해하는 ‘위헌’이라고 맞서는 상황입니다. 또 지원금이 물가 상승과 재정 적자를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지원금 지급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찬성
반대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