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날 사흘 미뤄진 ‘부캉이’…이별 준비하는 부캉이의 12일

떠나는 날 사흘 미뤄진 ‘부캉이’…이별 준비하는 부캉이의 12일

김중래 기자
김중래 기자
입력 2026-09-29 18:10
수정 2026-09-29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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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유도 작전 실패…미뤄진 ‘이별’
12일째 먹이활동 없이 굶은 부캉이
추워지는 날씨에 “따뜻한 제주로 가길”
바다 따뜻해지며 ‘제2의 부캉이’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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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해경과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12일째 머물고 있는 무태상어 ‘부캉이’(작은 사진)를 외해로 유도하고자 물줄기를 쏘고 있다. 이날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은 부캉이의 2차 구조작업은 다음달 2일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 연합뉴스
부산해경과 부산소방재난본부 관계자들이 29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에 12일째 머물고 있는 무태상어 ‘부캉이’(작은 사진)를 외해로 유도하고자 물줄기를 쏘고 있다. 이날 수로를 빠져나가지 않은 부캉이의 2차 구조작업은 다음달 2일 진행될 예정이다. 부산 연합뉴스


지난 18일 부산 동구 북항 친수공원 인공 수로에서 발견된 3.5m 무태상어 한 마리에 온 나라가 떠들썩하다. 북항에 나타났다고 해서 ‘부캉이’라는 이름까지 붙었다. 부캉이를 보려고 북항을 찾은 관광객 수만 60만명을 넘었다. 부캉이 덕분에 부산 북항이 전국적인 명소가 되자 부산시는 부캉이를 시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했다.

이 부캉이가 북항 수로에 머문 지 12일째인 29일 남쪽 바다로 떠나보내는 작업이 시작됐다. 부산시와 국립수산과학원은 이날 해경 단정 2척과 구조정 1척을 동원해 수면에 굵직한 물줄기를 쏘며 부캉이의 이동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별이 못내 아쉬운 듯 부캉이는 이곳저곳으로 빠져나갔고 작업은 중단됐다. 2차 유도는 그물 제작이 완료되는 다음달 2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렇게 부캉이와 헤어지는 날은 며칠 더 미뤄졌다.

부캉이가 깊이 2.5m, 폭 50m, 길이 200m의 좁은 수로에 오래 머무는 것이 부캉이 입장에선 마냥 즐거운 일이 아니다. 부캉이를 보려는 인파의 얼굴에는 반가움이 가득하지만, 물속의 상황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먹이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부캉이가 먹이 활동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추정했다. 숭어 떼가 주변에 있었고 사람들이 정어리를 던져 주기도 했지만 사냥하는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다. 부캉이가 12일째 굶고 있었다는 얘기다. 물론 무태상어는 오래 먹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어종으로 알려져 있으나 체력과 활동에 미친 영향은 알 수 없다. 다행히 외견상 확인되는 건강 이상은 없다고 한다.

몰려든 인파와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크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무태상어는 주둥이 주변의 ‘로렌치니 기관’으로 물속의 미세한 전기 신호를 읽어 주변을 감지한다. 이 때문에 시각과 청각이 상대적으로 덜 발달해 물 밖에서 나는 소리와 움직임에는 민감하지 않다. 사람들이 아무리 떠들어도 부캉이는 고요함을 즐기고 있다는 의미다.

수산과학원은 부캉이가 따뜻한 제주 바다로 돌아가길 기대한다. 최근 해수 온도 상승으로 무태상어가 여름철 강원 북부에서 발견되기도 하는데, 가을이 깊어지면 남쪽으로 돌아간다.

무리지어 다니던 일행에게서 떨어져 나온 부캉이가 새 무리를 만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지환성 국립수산과학원 연구사는 “무태상어는 필요할 때마다 모여 사냥을 할 뿐 항상 무리 생활을 하진 않는다”며 “처음 보는 상어가 왔다고 서로 공격하지도 않아 부캉이는 새로운 무리를 만나 잘 적응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부캉이 같은 무태상어의 연안 방문이 또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기후 변화로 해수 온도가 높아져 먹잇감 어종의 분포가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무태상어도 이를 쫓아 북상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제2의 부캉이’가 다시 항만이나 수로에 갇힐 때를 대비해 안전하게 보호하고 돌려보낼 방법을 미리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에도 과제가 생겼다. 북항의 관광 잠재력을 일회성 화제로 끝내지 않고 지역 관광으로 잇는 일이다. 북항을 찾은 오상현(55)씨는 “사람들이 좋아하는데 그냥 두면 안 되나 싶다가도 잘 먹지 못한다니 보내는게 맞겠다는 생각도 든다. 부디 건강하게 바다로 돌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세줄 요약
  • 북항 수로의 무태상어 부캉이 전국적 화제
  • 관광객 60만명 몰리며 명예홍보대사 임명
  • 이동 유도 실패로 귀환 일정 다시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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