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들 “전공의 사직 2월 29일 자로 일괄 수리” 역제안

병원들 “전공의 사직 2월 29일 자로 일괄 수리” 역제안

이현정 기자
입력 2024-07-10 04:32
수정 2024-07-1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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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15일까지 전공의 거취 압박
의대 교수들 “행정명령 취소” 성명

병원협 “복귀 시한 일주일 연장을”
동일 권역·전공 복귀로 제한 요청
정부 “검토”… 수용 가능성은 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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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2024.7.8 연합뉴스
8일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는 모습. 2024.7.8 연합뉴스
정부가 각 수련병원에 공문을 보내 오는 15일까지 전공의 사직·복귀 여부를 확정 짓지 않으면 내년도 전공의 정원(TO)을 줄이겠다며 병원장들을 압박했다. 이에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9일 회의를 열어 미복귀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지난 2월 29일 자로 일괄 수리하는 방안을 정부에 ‘역제안’했다. 전공의들이 원하는 대로 사직 처리 시점을 2월로 당겨야 사직서 수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34개 의과대학 교수도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전공의 행정처분 ‘철회’는 꼼수라며 행정명령 자체를 취소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부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까지 여진이 이어질 전망이다.

협의회는 이날 정부에 사직·복귀 시한을 일주일 연장하고 사직한 전공의가 하반기(9월) 전공의 모집 때 ‘동일 권역·동일 전공’에 한해 지원하도록 해 달라고도 요청했다. 이렇게 제한을 두지 않으면 지방 수련병원의 전공의가 서울로, 필수의료과 전공의가 피부과·성형외과 등 소위 ‘인기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검토해 보겠다고 했지만 받아들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전공의들이 원래 자리로 복귀하면 지방 수련병원 전공의가 서울로 이동할 일도 없다. 오히려 ‘동일 권역·동일 전공’에 한해 지원이 가능하다고 제한하면 서울 수련병원의 전공의들은 자신들의 자리가 보전될 것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수련병원들을 압박해 오는 22~31일 하반기 전공의 모집 때 복귀율을 최대한 끌어올리고자 계획된 일정을 밀어붙이는 분위기다. 사직서 처리 시점을 2월로 당겨 달라는 요청에 대해서도 복지부 관계자는 “6월 3일까지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의 효력이 유지되는 것”이라며 “수련병원이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에 반해서 사직서를 소급해 수리할 수 없다는 게 원칙”이라고 거듭 밝혔다. 6월 4일 이전에 내린 정부의 각종 명령이 이런 식의 ‘흔들기’로 정당성을 잃으면 추후 의료계로부터 고소·고발당할 수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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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수련병원에 일종의 경고장을 보내면서까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적어도 이탈 전공의의 30% 이상이 돌아와야 의료 공백을 메우고 의료 개혁 다음 단계인 ‘전문의 중심병원’ 전환에 착수할 수 있어서다. 다만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위원장은 “인기과로 몰릴 테니 이번에 돌아올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 전공의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07-1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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