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해산 훈련’ 재개 배경
3주간 전국서 1만 2000여명 참가
폭행 등 불법행위자 검거 훈련도


17일 오후 서울광장에 지난밤 노숙 시위를 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사용한 물품들이 쌓여 있다. 민주노총은 세종대로에서 1박2일 일정으로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 집회를 열었다. 2023.5.17 연합뉴스
24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22일 경비국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경찰청 및 각 시·도청 경찰 부대 훈련’ 계획을 공지했다. 경찰청은 공지에서 “이번 기회에 모든 기동대원의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며 “강도 높은 훈련을 추진할 것이고, 이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과 비난은 감수하겠다”고 했다.
지난 16~17일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1박 2일 ‘노숙 집회’에 대한 경찰의 소극적 대응을 문제 삼는 지적이 제기되자 경찰 지휘부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7년 3월 이후 사실상 중단된 불법 집회 해산 훈련을 재개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부터 3주간 진행되는 이번 훈련에는 전국 경찰 기동대 131개 중대 1만 2000여명이 참가한다.
경찰의 해산 명령에도 집회 참가자들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집회 장소 이탈 제한, 강제 해산, 검거 등의 훈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소음 기준을 위반했을 때를 가정해 음향 장비를 일시 보관하고, 이러한 조치에 항의해 기동대원을 폭행하는 불법행위자에 대한 검거 훈련도 병행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법에 따라 최후의 수단으로 집회를 해산할 수 있다”며 “(이번 훈련은) 집회 해산 조치를 준비하기 위한 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찰이 집회 현장에서 과도한 공권력을 행사할 경우 주최 측과의 물리적 충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서 질서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개입에 그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2023-05-25 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