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노래 교실까지 일괄 취소…“문화와 예술도 생업이자 애도”

어르신 노래 교실까지 일괄 취소…“문화와 예술도 생업이자 애도”

김주연 기자
김주연 기자
입력 2022-11-02 16:16
수정 2022-11-0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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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씨는 강의를 나가는 복지회관으로부터 “우선 일주일 동안 강의를 취소하겠다”고 통보받았다. 이태원 참사 이후 우울감을 느낀 A씨는 이번주엔 개인적으로 따로 여는 강의도 취소할까 고민 중이지만, 주민센터나 복지회관에서 문화예술 등 교육 프로그램 휴강이 장기화될까 걱정이다. A씨는 “복지센터 등에서 여는 강좌는 취약계층에게는 단순히 취미를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사회 활동이며 돌봄 기능도 있다”면서 “코로나19 유행으로 강사들은 일년 가까이 수입이 끊기기도 했는데 걱정이 된다”고 전했다.

정부가 오는 5일까지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국가애도기간을 선포함에 따라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 등은 문화예술 공연이나 축제를 비롯해 시민들이 참여하는 관련 프로그램도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정부가 주도하는 애도가 자칫 슬픔 속에서도 시민들이 일상을 유지하는 것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문화예술계에서는 ‘공연 취소만 애도의 방식이 아니다’라는 비판도 나온다.

연말까지를 애도 기간으로 정한 서울 용산구는 지난달 31일 이달 관내 주민센터의 자치회관에서 운영하는 각종 체육·문화 등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어르신들이 많이 참여하는 명상이나 탁구, 요가, 노래교실 등 프로그램이 중단된다. 한 자치회관 관계자는 “구청의 지침에 따라 휴강하며 이번달 강사료는 지급하지 않는다”면서 “다음달 프로그램 진행 여부는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주 이용객인 용산꿈나무종합타운도 이달 댄스, 드럼 등 프로그램을 휴강한다고 안내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참사 수습과 행정적 대처가 중요한데 애도와 관련 없는 강좌를 장기간 휴강하는 게 아니냐”며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꿈타무종합타운 관계자는 “구청에서 구체적인 지침이 내려온 것은 아니다”라면서 “이번달 프로그램 운영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 종사자들은 예술은 생계이자 애도라고 강조한다. 퀴어 아티스트 히지 양은 “공연 하나는 자진해서 취소했고 다른 하나는 서울시의 권고로 취소돼 이번달 수입의 70%가 사라졌다”면서 “공연과 창작은 예술인이 애도하는 방식이며 직업이자 생계 수단인데, 유흥으로만 생각하는 인식 때문에 예술 활동을 하면서 죄책감이 들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앞서 싱어송라이터 생각의여름(박종현)은 지난달 31일 트위터에서 “관에서 예술 관련 행사를 애도라는 이름으로 일괄적으로 닫는 것을 보고 주어진 연행을 더더욱 예정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공연이 업인 이들에게는 공연하기도 애도의 방식일 수 있다. 고민 끝에 이번주에 하기로 한 공연을 래퍼토리를 매만져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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