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 마시면 코로나 걸리고 콜라 마시면 안 걸리나요?”

“맥주 마시면 코로나 걸리고 콜라 마시면 안 걸리나요?”

김동현 기자
김동현 기자
입력 2021-05-13 15:04
수정 2021-05-1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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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3일부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23일까지 3주간 연장한다. 직계가족을 제외한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도 그대로 적용한다. 2021.5.2 뉴스1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봄나들이를 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3일부터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23일까지 3주간 연장한다. 직계가족을 제외한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도 그대로 적용한다. 2021.5.2 뉴스1
서울시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명분으로 한강공원 등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잡는데 도움을 주기는 커녕 사람들이 식당·술집으로 몰려가게 만들어 사태를 더 나쁘게 만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또 사고 방지를 위해 시스템을 보강하기보다 시민들의 자유를 제약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도 나온다.

13일 서울시는 다음 달 30일 시행되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에 맞춰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지정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개정안은 지자체의 판단으로 공공장소 중 일부를 금주구역으로 지정하고, 이를 위반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12일 박유미 서울시 방역통제관은 코로나19 브리핑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한강에 사람들이 몰리는 등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2017년 5월 ‘건전한 음주문화 조성에 관한 조례’를 공포하고, 이를 근거로 시 직영 공원 22곳을 ‘음주청정지역’으로 지정해 2018년 4월부터 음주에 따른 소음이나 악취 발생에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하지만 공원에 대해 음주 자체를 금지를 검토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서울시의 한강공원 금주구역 추진에는 지난달 반포 한강공원에서 술을 마신 뒤 숨진채 발견된 손정민씨 사건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강공원을 금주구역으로 만드는 것이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김우주 고려대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가 1년 넘게 겪으면서 전체적으로 방역단계를 올리지 않고, 어느 한 곳만 막으면 풍선효과가 발생하는 것을 경험했다”면서 “한강에서 맥주를 마시면 코로나19에 걸리고, 콜라를 마시면 안 걸리는 것도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강동구에 사는 주부 오모(39)씨는 “한강에서 술을 못 마시게 하면 술집이나 식당으로 사람들이 더 몰릴 것”이라면서 “방역당국이 밀집·밀접·밀폐 등 3밀을 피하라고 해놓고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한강에서 음주를 막겠다는 것은 무슨 논리인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정원 안동대 행정학과 교수는 “미국의 사례를 들어 공원에서 음주규제를 이야기 하는데, 음주에 대한 문화적 인식과 총기 소지, 치안 등 우리와 환경이 많이 다르다”면서 “사회적 합의와 토론으로 결정할 문제를 일방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은평구에 사는 직장인 윤모(47)씨는 “먼저 해야 할 일은 한강에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사고 위험이 있다고 한강에서 술을 마시지 못 하게 하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라고 비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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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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