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동포 쉼터서 확진자 나오자…‘조선족은 공공의 적’ 혐오까지 이중고

중국동포 쉼터서 확진자 나오자…‘조선족은 공공의 적’ 혐오까지 이중고

이근아 기자
입력 2020-06-09 16:24
수정 2020-06-09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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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에 혐오까지 이중고 겪는 중국 동포들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파악되자 서울시와 구로구 등이 8일 오후 해당 교회를 폐쇄하고 교회방문자와 신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2020.6.8/뉴스1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파악되자 서울시와 구로구 등이 8일 오후 해당 교회를 폐쇄하고 교회방문자와 신자 등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진단검사를 벌이고 있다. 2020.6.8/뉴스1
“조선족 자체가 바이러스다”, “조선족은 공공의 적이다”

지난 8일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동포교회 쉼터 거주자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온라인 등에 퍼진 댓글 중 일부다. 코로나19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다시 확산되는 가운데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중국 동포들은 ‘혐오’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자체 등이 방역에서 제 역할을 못하는 사이, 코로나19 확산의 책임이 개인에게로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로구에 따르면 중국동포교회 쉼터에서 확진자 9명이 나온 뒤 전수검체 검사를 한 결과, 첫날인 9일 기준 194명 전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전날 이 쉼터 거주자 중 한 명이 건강용품 방문판매업체 ‘리치웨이’에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이어 같은 쉼터 거주자 8명이 추가로 확진 됐다. 이 쉼터에는 주로 생활이 어렵거나 일을 하기 어려운 60대 이상의 독거 노인들이 장기 거주한다. 구로구청 관계자는 “남자 20명, 여자 14명의 동포 분들이 두 개의 큰 방에 나눠져 생활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원금 등이 넉넉치 않아 각자 개별 공간에서 지낼 환경이 확보되지 못해 그야말로 감염병 상황에 취약한 구조다.

코로나19 상황 속 반복되는 ‘혐오’ 막아야그럼에도 여론은 이주민이자 경제적 취약 계층이었던 이들의 삶보다 ‘중국 동포’라는 정체성에 칼을 겨눴다. “그들은 우리 동포라고 볼 수 없다”, “중국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등의 반응이 온라인을 통해 퍼졌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초기 퍼졌던 중국인에 대한 혐오 정서를 떠올리게 한다. 김용선 중국동포한마음협회 명예회장은 “코로나19 초반부터 중국 동포들이 많이 산다는 이유 만으로 대림동에 대한 나쁜 시선이 이어지는 등 혐오가 반복되고 있다”면서 “중국 동포들이 한국에 이주하기 시작한 것이 30여년이 흘렀지만 우리들에 대한 시선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한 주민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우마길(연변거리)에 설치된 색색의 간판들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서울신문 DB
한 주민이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우마길(연변거리)에 설치된 색색의 간판들 앞으로 걸어가고 있다.
서울신문 DB
이주민센터 ‘친구’의 이진혜 변호사 역시 “‘코로나’라는 공포를 취약계층에게 해소하는 것인지, 기존에 가진 혐오 감정을 이를 기회 삼아 풀어 놓는 것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중국 동포들은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언적인 수준에서라도 차별금지법 제정 등을 통해 혐오 표현에 대한 확실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취약 계층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방역 대책이 부족해 책임이 오롯이 개인에게 전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책임을 져야할 사람은 개인이 아닌 지자체”라고 강조하면서 “중국 동포뿐 아니라 사회적 취약 계층은 어쩔 수 없이 모여서 거주하는 경우가 흔할 텐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지자체에서는 이런 시설들을 제대로 조사하고 위험도를 조사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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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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