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문제연구소의 백년전쟁.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 구회근)는 27일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김모씨와 최모씨에게 각각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실체적 진실은 알 수 없지만, 명백하게 허위라고 할 객관적인 증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피고인들에게도 허위라는 의사가 있었다고 하기 어려워 보인다”고 선고했다.
‘백년전쟁’은 민족문제연구소가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등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다룬 다큐멘터리다.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기회주의자이며 악질 친일파로 사적 권력을 채우려고 독립운동을 했다는 내용 등을 담았다.
미국의 지역 신문 보도나 중앙정보국(CIA) 문서 등을 근거로 삼았다.
이를 놓고 진보·보수 진영 간 격렬한 논쟁을 불러 일으켰는데, 2013년 이승만 전 대통령의 양자 이인수 박사 등 유족이 제작자들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이를 놓고 4년 6개월 가까이 수사한 검찰은 유족들이 문제를 제기한 부분 대부분을 혐의없음 처분했다.
다만 이승만 전 대통령이 1920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맨법(Mann Act·성매매나 음란행위 등 부도덕한 목적으로 여성과 함께 주 경계를 넘는 행위를 처벌하던 법)’을 위반해 체포·기소됐다는 부분만 허위 사실이라며 김씨 등을 재판에 넘겼다.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은 이 부분도 무죄라고 판단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