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 덩어리로 변한 선체 왼편 드러나자 눈물…“미수습자 돌아올 것 같아”
“현재 시각 9시부터 작업이 들어갔습니다.”세월호 40도가량 바로 섰다
10일 오전 전남 목포시 목포신항에서 좌현을 바닥에 댄 채 거치 된 세월호가 40도가량 세워지는 모습을 유가족이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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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드러누운 세월호 선체가 똑바로 일어서는 모습을 지켜보고자 이른 아침부터 목포 신항으로 모여든 유가족 사이에서 일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유가족들은 이날 오전 8시부터 목포 신항 현장을 찾아 ‘디데이’(D-day) 개시 선언을 기다렸다.
전날 시험작업 성공 소식에 밝은 표정으로 이야기를 주고받던 가족은 막상 고대했던 순간이 다가오자 마른 침을 삼키며 두 손 모아 기도했다.
20여분 작업 시간이 지나고 나서 거대한 녹 덩어리로 변한 세월호 선체 왼편이 서서히 드러나자 일부 유가족은 고개 숙여 눈물 줄기를 손으로 훔쳤다.
오전 9시 35분께 선체가 40도 각도 가까이 일어서자 원인 모를 ‘쿵’하는 굉음이 퍼졌다.
일부 유가족은 동요하기도 했으나 “이제부터가 고비”라며 서로를 다독였다.
동생 재근(당시 52세) 씨와 조카 혁규(당시 9세) 군의 시신 없는 장례를 치른 미수습자 가족 권오복 씨도 애타는 심정으로 현장을 지켜봤다.
권 씨는 “작년에 세월호를 건져냈을 때도 똑바로 세울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았다”라며 “아직 실감은 나지 않지만, 세월호가 바로 서면 가족들이 돌아올 것만 같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선체직립 계약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작업자들은 직립 개시 1시간 전부터 현장에 투입됐다.
오전 8시께 목포 신항에 들어선 70여명 작업자들은 몸풀기 체조를 마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묵념을 했다.
안전한 공정을 다짐하며 구호를 외친 이들은 3개 그룹으로 나눠 시간대별 점검 상황과 전체 작업 흐름 재점검했다.
다시 한 번 “안전”을 한목소리로 외친 작업자들은 맡은 일을 향해 뿔뿔이 흩어졌다.
현대삼호중공업 관계자는 작업 개시 후 현장을 찾은 유가족과 기자단 앞에 서서 “경과를 봤을 때 순조롭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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