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4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일정 이어져…근로기준법 위반”
전남 영암 미니버스 추락사고 사망자 유족이 어르신 노동력 착취 등 이번 사고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밝혀달라고 당국에 호소했다.”수확 작업 하러 갔다 참변” 영암 버스 사고 현장
경찰과 도로교통공단,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8명의 사망자를 낸 영암 미니버스-승용차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2일 오전 전남 영암군 신북면 사고 현장에서 합동 현장조사를 했다. 사고 지점 주변에 놓인 깨진 버스 유리와 수확 작업을 갔던 할머니들의 것으로 보이는 바구니들이 당시 참혹한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2018.5.2 연합뉴스
그는 전날 발생한 사고로 모친(75)을 잃었다.
김씨는 “사고 버스 운전사 알선으로 어머니가 평소에도 밭일하러 다녔다”라며 “새벽 4시 반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어머니와 마을 어르신들은 점심 30분, 10분씩 두 차례 새참, 편도 30분 이내인 버스 이동을 제외한 모든 시간 밭에서 일했다”라며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라고 강조했다.
무허가 일자리 알선, 버스 운전사와 밭 주인 사이에 이뤄진 유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밭 주인에게서 일당 7만5천원을 받으면 버스 운전사에게 수수료로 1만5천원을 떼어 줬다”라며 “운전사가 무허가로 일자리 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지나친 수수료를 챙겼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밭 주인과 운전사 사이에 유착이 있었을 것”이라며 “나주시는 의혹을 밝히고 대책도 마련해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러한 의혹 제기에 대해 나주시 관계자는 “고문 변호사를 통해 자문받겠다”라고 답변했다.
전날 오후 5시 21분께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이모(72)씨가 운전하던 25인승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밭으로 추락해 운전자 이씨 등 버스에 타고 있던 8명이 숨졌다.
사망자들은 나주시 반남면과 영암군 시종면 주민들로 무 수확 작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길에 참변을 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