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자블록 따라가 보니… 출입구는 막혀 있었다

점자블록 따라가 보니… 출입구는 막혀 있었다

기민도 기자
입력 2018-04-20 23:00
수정 2018-04-21 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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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공공기관 접근성 점검

서울시청 서문·남부지법 후문 일부 폐쇄
서울시 “개방된 다른 곳으로 가면 돼”
커피숍 등 편의시설은 계단·턱 많아
점자블록 파손 등 민원도 월평균 46건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장애인의 날이 만들어 진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장애인 보행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하다. 제38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시청 뒤편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따라가자 셔터가 내려져 출입하지 못하는 문으로 연결돼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장애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장애인의 날이 만들어 진 지 40년 가까이 됐지만 장애인 보행권이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여전하다. 제38회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시청 뒤편에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블록을 따라가자 셔터가 내려져 출입하지 못하는 문으로 연결돼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점자블록을 따라가 보니 출입구가 폐쇄돼 있네요. 공공기관마저 시각장애인들의 접근성에 무관심한 것이죠.”

장애인의 날인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서문 출입구. 점자블록으로 이어진 출입구는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장애인 인권에 관심이 많은 조모(30)씨는 “시각장애인들은 공공기관 출입에서부터 닫힌 벽을 만난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점자블록으로 연결된 문이 닫혀 있다”는 시각장애인들의 민원이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지원센터 상담실로 접수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4개의 출입구 중에서 서문을 제외한 3개 문을 개방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가면 된다”면서 “서문은 짐을 들일 때만 사용하는 문이라 앞으로도 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홍서준 편의시설지원센터 연구원은 “출입구를 개방할 생각이 아니라면 점자블록이라도 없애야 한다”면서 “둘 중 하나는 해야 폐쇄된 문을 만지며 허탈해하는 시각장애인들이 줄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법 후문 출입구도 마찬가지다. 법원 후문으로 들어와 노란색 점자블록을 따라가면 법원 출입문이 2개 나오는데 점자블록 앞에 있는 문은 자물쇠로 잠겨 있고, 왼쪽에 있는 문만 열려 있다. 김훈 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연구원은 “열려 있을 것으로 생각한 문이 닫혀 있으면 옆으로 움직여서 문을 찾아야 한다”면서 “시각장애인은 열려 있는 문이 왼쪽인지 오른쪽인지 알 수 없어서 탐색하다가 주변 보행자들과 충돌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점자블록에 대한 민원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국민신문고와 110 콜센터 등을 통해 접수한 점자블록 관련 민원이 지난해 월평균 39건에서 올해 월평균 46건으로 증가했다. 권익위가 2015년 4월부터 지난 3월까지의 점자블록 관련 민원 1672건을 분석한 결과 점자블록 파손·훼손과 관련한 신고가 1020건(61.0%)으로 가장 많았다. 불법 주차나 옥외 광고물 등 점자블록을 가리는 데 따른 신고 185건(11.1%), 잘못 설치된 점자블록 재설치 요구 146건(8.7%), 점자블록 미설치 지역에 대한 설치 요구 130건(7.8%) 순이었다.

공공기관뿐 아니라 편의시설 접근에도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이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서울 중구와 종로구 일대에 있는 한 프랜차이즈 카페 29개 매장 중에 계단이 2개 이상이거나 턱이 있어 접근이 어려운 곳이 13개(45%)라고 밝혔다. 조현수 전장연 정책실장은 “해당 기업 말고도 대부분의 시설들이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었다”면서 “정부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지원해 민간사업자들이 장애인 접근성을 고려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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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2018-04-21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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