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죽했으면 그랬을까…낳은아기 유기 자작극 여대생 “돕고싶다”

오죽했으면 그랬을까…낳은아기 유기 자작극 여대생 “돕고싶다”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2 16:58
업데이트 2018-02-0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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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광주대교구 “산모 지원하고 싶다” 경찰서에 협조요청…시민 문의도 이어져

출산 사실을 숨기기 위해 신생아 유기 자작극을 벌인 20대 여대생과 그 딸을 돕고 싶다는 각계각층의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생명운동본부는 2일 광주 북부경찰서를 방문해 ‘신생아 유기 자작극 산모를 돕고 싶다’라는 내용의 서한문을 전달했다.

생명운동본부는 “우리나라의 다른 미혼모들처럼 이 사건의 당사자 역시 혼자서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여 엄청난 심적 고통과 괴로움에 시달렸을 것”이라며 “그러나 다행히도 산모는 생명을 선택(아이를 버리지 않아)했다”고 밝혔다.

이어 “비난받아야 할 점은 있지만, 막막한 상황에서 겪었을 고통을 생각해 보면 산모가 대가를 충분히 치렀다고 생각한다”며 “산모와 아이를 위해 필요한 일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함께하겠다”고 했다.

생명운동본부는 산모에게 이런 뜻을 직접 전하고 싶지만 연락할 길이 없다며 북부경찰서가 대신 뜻을 전달해달라고 부탁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 생명운동본부는 미혼모들을 위한 쉼터 ‘성모의 집’을 운영해 은 미혼모들에게 숙소 지원은 물론 분만 혜택, 의료비 지원, 양육물품 지원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반 시민도 20대 여대생 산모를 돕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북부경찰서에는 서울과 포항에 거주하는 시민들이 전화를 걸어 경제적 지원이라도 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경찰서로 연락한 50대가량의 시민은 “제 딸도 대학생인데, 오죽했으면 그러한 일을 저질렀겠느냐”며 “여대생의 사연이 딱해 돕고 싶어 연락했다”고 말했다.

북부경찰서 측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원을 문의한 시민들을 연결해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0대 여대생이 지난달 31일 오전 4시께 광주 북구 한 아파트 8층 복도에 유기된 갓 난 여자아이를 발견해 구조했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그러나 이는 홀로 출산한 여대생이 미혼모 출산 사실을 숨기고자 벌인 자작극으로 신생아는 유기된 적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여대생은 이 일로 경찰의 처벌을 받지 않게 됐으며, 병원에 입원 중인 딸을 다시 데려와 키우겠다는 의사를 밝혀 현재 아동복지기관 상담 등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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