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나면 대피 어쩌나…노인요양시설 복도 한가운데 ‘쇠창살’

불나면 대피 어쩌나…노인요양시설 복도 한가운데 ‘쇠창살’

강경민 기자
입력 2017-11-19 11:50
수정 2017-11-19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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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방재난본부, 요양시설 불시점검…12곳 적발

2014년 장성요양병원 화재로 21명이 목숨을 잃은 이후 화재 때 신속한 대피가 가능하도록 노인요양시설 관련 법규가 강화됐지만, 아직도 취약 시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는 노인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 20곳을 불시 점검한 결과 12곳에서 위법사항 55건을 적발했다고 19일 밝혔다.

법 개정으로 노인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불이 났을 때 출입문이 자동으로 열리는 ‘자동열림장치’를 지난해 6월까지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했다.

화재 참사가 일어난 장성요양병원에선 야간당직자가 1명밖에 없었고, 복도 끝 비상구가 잠금장치로 잠겨 있어 환자들이 제대로 대피하지 못해 인명 피해가 커졌다.

단속반은 요양병원들이 정신장애나 치매가 있는 노인의 이동을 막기 위해 출입구 또는 피난통로에 잠금장치를 설치했는지, 화재 시 피난통로를 제대로 확보하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했다.

단속반에 적발된 관악구의 한 노인요양시설은 3층과 4층 복도에 철문이 설치돼 화재 때 아예 대피할 수 없는 상태였다.

중구의 한 시설은 외부로 통하는 방화문을 잠가두고, 자동열림장치도 부착하지 않아 적발됐다.

영등포의 모 요양병원은 2층 집중치료실 입구에 자동문을 설치했으나 화재 감지 기능이 없고, 정전이 돼도 자동으로 열리지 않았다.

서울시소방재난본부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6곳에 과태료를 부과하고 12곳에는 시정조치를 명령했다. 3곳에는 행정처분과 기관통보 조치를 했다.

이홍섭 시 소방재난본부 예방과장은 “출입문이 잠긴 상태에서 화재가 발생했을 때 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면 과거 사례처럼 대형 인명 피해가 불가피하다”며 “이는 생존과 직결된 사항이므로 평시 유지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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