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5.4 지진] 대입전형 일정 전면 재조정… 수험생 “컨디션 관리 어쩌나”

[포항 5.4 지진] 대입전형 일정 전면 재조정… 수험생 “컨디션 관리 어쩌나”

유대근 기자
입력 2017-11-15 23:34
수정 2017-11-1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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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긴급 수능 연기… 수능생·학부모 등 반응은

“안전 우선한 정부 결정 잘했다”
“혹여나 시험지 유출될까 걱정”
“수험서 다 버렸다가 주워왔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경북 포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강진 탓에 일주일 연기되자 수험생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후 대입 일정도 줄줄이 연기될 가능성이 크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안전을 중시한 정부 결정을 존중하면서도 초유의 수능 연기가 실력 발휘에 영향을 미칠까 불안해하는 모습이다.

갑자기 생긴 1주일 동안 체력·정신력 등 컨디션 유지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재수생인 한모(19)양은 “포항 지진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지만 330일 가까이 재수 생활을 하며 매일 날짜를 지우면서 수능날만 기다렸는데 허탈하다”고 말했다. 서울 대치동에 사는 윤모(47·여)씨는 “도시락을 준비해 놓고 수험생 아들을 일찍 재우려 했는데 뉴스를 통해 연기 소식을 듣고 크게 놀랐다”면서 “지옥 같은 수험 생활이 1주일 연기된 것도 견디기 힘들지만 혹여 시험지가 유출되지는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여행 등을 예정했다가 취소한 수험생도 많았다. 고3 딸을 둔 박모(53)씨는 수능과 논술고사가 끝나는 18일 일본 고베 여행을 떠나려고 예매했던 비행기 티켓을 취소했다. 그는 “다행히 취소 수수료는 물지 않았지만 예약해 놓은 호텔까지 취소할 생각을 하니 불편하기는 하다”고 말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수능 연기 반대’ 청원글이 여럿 올라왔다. 서울 대치동의 일부 학원들은 연기된 7일 동안 긴급 특강을 마련하는 등 발빠른 마케팅을 보였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수험생들이 수능을 앞두고 학원 바닥에 버렸던 문제집을 다시 주워서 가는 사진 등이 올라오기도 했다.

포항 지역 수험생 이모(18)양은 “지진 피해가 발생한 북구 포항고등학교에서 수능시험을 칠 예정이라 불안했다”면서 “수능이 연기돼 불안 속에서 시험을 치는 일이 없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36·여)씨는 “평소에도 긴장을 많이 하는 딸이 지진 걱정으로 수능을 망칠까 봐 걱정했다”며 “지난해 경주처럼 큰 지진이 발생한 이후 몇 개월 동안 계속됐던 만큼 정부가 수험생들이 안전하게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능이 갑자기 연기되면서 대학들도 수시 등 향후 일정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안현기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16일 대학교육협의회와 교육부가 지침을 내려야 수시 일정 연기 등을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700여명의 출제위원들도 일주일간 추가 감금생활을 하게 됐다. 지난달 13일 합숙에 들어간 위원들은 이후 외부와 일체의 접촉이 금지된 채 수능 문제를 내왔다. 출제위원들뿐 아니라 이들을 돕는 지원·보안 요원들도 연기된 수능이 끝날 때까지 합숙 장소에서 나올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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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2017-11-1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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