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제동 걸린 동작경찰서 이전… 노량진 공시생 복지도 제동

[단독] 제동 걸린 동작경찰서 이전… 노량진 공시생 복지도 제동

송수연 기자
송수연 기자
입력 2017-08-31 22:56
수정 2017-09-01 0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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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량진역 앞 동작署 자리 고시생 진로센터 마련 계획 내년도 예산 배정 밀려 중단

정부 “노후署 개선 더 시급”
31일 낮 서울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한 고시원을 찾았다. 허름한 건물 3층에 올라가자 긴 복도 양쪽으로 12개의 방문이 다닥다닥 늘어서 있었다. 그중 하나를 열자 2평 남짓한 공간에 책상과 침대만이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작은 창문 하나가 있지만 바로 앞에 건물이 가로막고 있어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12명의 입주자가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20대 후반의 김모씨는 “이 정도 공간도 월세 35만원이라 부담이 된다”면서 “몸 하나 편히 쉬기가 힘들지만 꿈을 위해 참고 있다”고 말했다.

노량진 고시촌은 공무원의 꿈을 이루려는 젊은이들이 청춘을 저당잡힌 곳이다. 고시원 숫자는 218개, 상주하는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은 5만명에 이른다. 그러나 청년들을 위한 문화센터나 복지시설은 찾아보기 어렵다. ‘어둠, 고독, 피폐, 음울’ 등의 칙칙한 단어들이 오랜 세월 노량진의 이미지를 도색해 왔다.

이 ‘우울한’ 구역을 밝게 뜯어고칠 수는 없을까. 공시생 기간을 인생에서 버리는 청춘이 아닌, 의미 있는 청춘으로 만들 수는 없을까. 수십년 동안 계속된 이 문제를 최근 동작구가 해결하겠다고 나섰다. 노량진에 있는 구청사와 구의회 등 행정시설을 장승배기로 이전해 2021년까지 종합행정타운을 짓고, 행정시설이 떠난 노량진 일대는 새로운 상업지역으로 개발하겠다는 획기적인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특히 노량진 고시촌 일대에 청년임대주택과 창업공간을 마련하는 등 공시생들에게 새로운 기회와 꿈을 줄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게 골자다.

이창우 동작구청장은 “화장실도 공동으로 쓰고 개인 샤워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고시원 청년들에게 목욕이라도 마음 편히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서 “수험생들이 함께 모여 정보 교류도 하고 진로 상담과 직업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공센터 설립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동작구의 이 원대한 계획 앞엔 커다란 걸림돌이 놓여 있다. 노량진의 노른자위 땅에 있는 동작경찰서를 이전하고 그 자리를 활용하는 게 핵심인데, 이전 계획이 ‘깜깜이’ 상황이기 때문이다.

우선 동작경찰서 이전을 위한 예산이 내년도 정부 예산안 계획에 포함되지 못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중부와 서대문 경찰서 건물의 노후화가 심각해 그쪽 예산을 먼저 반영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장승배기 이전에 찬성하고 구와 협의를 해 온 동작경찰서도 예산 반영이 안 되면서 허탈해진 상황이다.

노량진역 건너편에 동작경찰서가 차지하고 있는 면적은 4847㎡(약 1466평)다. 서울 지역 25개 경찰서 중 가장 비싼 땅을 깔고 앉아 있다. 지난 5월 공시지가 기준 평당 6000만원이 넘고 실거래가로는 1억원에 육박한다. 땅값만 13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구 관계자는 “경찰서 같은 공공기관이 이렇게 비싼 땅에 있을 필요가 없다”면서 “경찰서 뒤편으로 고시촌이 에워싸고 있어 청년들을 위한 공간으로 개발하기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정부 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노량진 개발 사업성 등을 고려해 재검토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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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umbnail - 김명희 서울시의원, 강북구 대한병원교차로 ‘좌회전 신호’ 체계 변경 예정지 현장답사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2017-09-0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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