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공습에 한산한 거리…“어른도 힘든데 아이들 어쩌나”

황사 공습에 한산한 거리…“어른도 힘든데 아이들 어쩌나”

입력 2017-05-07 11:37
수정 2017-05-07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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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노동자는 마스크도 못 써…조기 축구도 취소돼

중국발 황사의 공습에 서울 시내 거리는 휴일 오전부터 평소보다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7일 오전 11시 현재 점심시간이 가까워져 오는데도 송파구 잠실역 인근 거리와 종로구 인사동 등 번화가는 마치 공습경보를 내린 것처럼 인적이 드물었다.

시민들이 황사 때문에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지자 외출 계획을 취소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특히 어린 아이를 둔 부모들은 자녀 건강을 염려해 외출을 자제했고, 일부는 외출 장소를 공원에서 실내로 바꿨다.

마포구에 사는 조성진(36)씨는 휴일을 맞아 3살 난 아이를 데리고 인근 공원으로 나가 야외활동을 할 계획이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실내 복합쇼핑몰에 가기로 일정을 바꿨다.

조씨는 “어른도 기침을 콜록콜록하는 판국인데 아이들에게는 오죽하겠나”라며 “아이가 햇빛을 마음 놓고 쬘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드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했다.

강남구 직장인 김세미(29·여)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연휴 내내 집에서 창문을 닫고 있었는데 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는 것이 걱정”이라며 “미세먼지 때문인지 요즘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목이 붓고 껄끄러워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생겼다”고 말했다.

연휴를 맞이해 휴가를 내고 경남 창원에서 서울에 사는 딸을 만나러 온 직장인 김주희(49·여)씨는 딸들이 다니는 대학교도 둘러보고 자주 가는 식당도 함께 방문하려 했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무산됐다. 김씨는 모처럼의 휴가를 큰딸의 자취방에 갇혀 보내게 됐다.

김씨는 “오랜만에 딸들의 얼굴을 봐 좋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휴일을 망쳐 아쉽기도 하다”며 “경남보다 서울의 미세먼지가 심하던데 갈수록 농도가 짙어지니 딸들의 건강이 염려된다”고 말했다.

휴일에 나와 일해야 하는 사람들도 미세먼지 때문에 곤란을 겪었다.

택시기사 박정문(58)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사람들이 외출을 안 하니 손님도 뜸하다. 새벽부터 나와 일하는데도 지금까지 손님을 3명밖에 못 태웠다”며 “차 안에서 운전만 해도 이렇게 목이 아픈데 밖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어쩌나 싶다”고 염려했다.

성북구 성신여대 인근 화장품 판매점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이모(23·여)씨는 “평일에는 취업 준비를 해야 해 주말 아르바이트를 골랐는데 미세먼지 때문에 큰일”이라며 “길에서 사람들을 상대로 호객해야 하는 일이라 마스크를 쓸 수도 없어 더 괴롭다”고 호소했다.

빗줄기도 뚫고 열린다는 조기 축구도 이날만큼은 취소됐다. 경기 성남시에 사는 이성민(32)씨는 “매주 일요일 동호회원들과 하는 조기축구회 일정이 오늘은 취소됐다”며 “가랑비 정도가 내려도 거르지 않았는데 회원들과 전화로 상의한 결과 오늘은 운동을 안 하는 게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씨는 “다음 주도 이렇게 황사가 심하면 실내구장을 찾아보고, 여의치 않으면 또 일정을 취소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시 미세먼지가 심했던 6일에도 결혼식 예식장에도 마스크를 쓴 하객이 상당수 눈에 띌 정도로 시민들의 염려가 컸다.

야외 결혼을 진행하는 경기도의 한 결혼식 업체는 “최근에는 야외 결혼식을 예약한 예비부부가 미세먼지에 대해 문의를 하곤 한다”며 “야외 예식을 취소한 사례는 없지만, 어제 결혼식 때는 마스크를 쓴 하객들도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다음 달 결혼식을 앞둔 서다희(30·여)씨는 6일 예정했던 웨딩 촬영을 강행했다가 연신 나오는 기침 때문에 오후 일정은 실내 스튜디오 촬영으로 대체했다.

서씨는 “미세먼지가 불가항력이라 생각해 예정대로 촬영했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돈을 더 들여서라도 일정을 연기할 것을 그랬다”며 “평생 남는 사진인데 찡그린 표정이 찍혔을까 봐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현재 통합대기환경지수(CAI) 서울시 평균은 ‘나쁨’에 해당하는 132를 가리키고 있다.

특히 성동구·중랑구·성북구·은평구·서대문구·강서구·구로구·영등포구·서초구·송파구·강동구는 미세먼지(PM10)가 1㎥당 157∼180㎍ 분포해 ‘매우나쁨’(151㎍/㎥ 이상) 수준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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