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텐트에 뺏긴 서울광장에도 봄 오나…일부라도 잔디 심는다

불법 텐트에 뺏긴 서울광장에도 봄 오나…일부라도 잔디 심는다

입력 2017-04-12 10:08
수정 2017-04-12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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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더는 늦출 수 없어”…불법 텐트로 6월까지 행사 불가

서울시가 불법 텐트가 석 달째 점거 중인 서울광장에 봄을 맞아 일부구역에라도 잔디를 심기로 결정했다.

서울시는 봄맞이 서울광장 잔디심기 작업을 이날부터 시작한다고 12일 밝혔다.

시는 우선 텐트가 들어선 부분을 빼고 서울도서관 쪽 빈 부분에서 잔디를 심는다. 전체 광장의 3분의 1 정도 되는 면적이다.

이날 폐 잔디를 걷어낸 뒤 13일부터 본격적인 새 잔디 심기에 들어간다.

시는 “원래 잔디 부분 식재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잔디는 뿌리가 자리를 잡는 3∼4월이 심기에 가장 좋은 시기로 더는 작업을 늦출 수 없다”며 “겨우내 관리되지 못한 광장이 도시 미관을 해치고 흙먼지까지 날려 시민에게 불편을 끼쳐 부분적으로나마 잔디를 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서울광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대통령 탄핵무효 국민저항 총궐기 운동본부’ 등 보수 단체가 승인 없이 1월 21일부터 불법 점거하고 있다.

이들은 광장 중앙에 대형텐트 41개 동을 설치한 채, 지난달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 이후에도 탄핵 기각에서 무효로 주장을 바꿔가며 시위를 해오고 있다.

이 때문에 당초 지난달 1일부터 예정됐던 서울광장 잔디심기는 무기한 연기된 상황이었다.

서울광장은 일부나마 잔디를 심어 푸르게 될 예정이지만, 시는 불법 텐트촌이 사라지더라도 6월까지는 행사를 열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시는 “잔디가 뿌리를 내리려면 한 달 이상이 걸린다”며 “불법 텐트를 철거하더라도 이곳에 다시 잔디를 추가로 심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텐트가 들어선 1월 이후 서울광장에서 예정됐던 19개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된 바 있다. 또 지난해 이 시기에 진행됐던 사물놀이패 공연과 시민 잔디심기 체험 등도 올해는 할 수 없다.

시는 불법 텐트를 설치한 탄무국 측에 자진철거를 설득하고, 변상금 4천1만6천원을 부과했다. 또 집시법 위반과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관계자 7명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고발한 바 있다.

시 관계자는 “서울광장은 서울의 심장부라는 공간적 의미는 물론, 역사와 문화가 살아있는 상징적인 장소”라며 “불법 점유로 초록빛을 잃은 광장에 잔디심기를 더는 늦출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하루빨리 푸른 잔디 위에서 시민이 봄을 즐길 수 있도록 불법행위 해소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전날 오후 서울광장 앞 서울시청 입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들 주신 씨 병역 의혹을 제기하며 1인 시위를 벌이던 한 시민의 대형 시위 도구가 잠시 철거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이 시민은 1년 넘도록 이 자리를 지키며 노숙 시위를 벌여왔는데, 수십 분간 자리를 비우자 시가 철거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규정상 1인 시위의 자유는 보장되지만, 시위자가 자리를 뜨거나 시위를 멈추면 시위 도구도 함께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가 시위 도구를 차량에 싣고 출발하기 전 시위자가 다시 돌아오는 바람에 시위 도구는 15분여 만에 주인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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