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기 내 딸이…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저기 내 딸이…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명희진 기자
명희진 기자
입력 2017-04-09 23:08
수정 2017-04-10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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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두로 올라온 세월호… 오열한 미수습자 가족들

허다윤양 어머니, 선체 보이자 “다윤이 찾아야 집 갈 수 있어요”
“미수습자 모두 찾기를” 한마음
추모객도 “이제라도 인양 다행”
“저기 내 딸이 오고 있어요, 내 딸이 엄마한테 오고 있어요.“

세월호 참사 3주기(4월 16일)가 불과 1주일 남은 9일 오후 1시쯤, 육상으로 진입하던 세월호 선체 일부가 시야에 들어오자 미수습자 허다윤(단원고)양의 어머니 박은미씨는 떨리는 목소리로 마른 울음을 토했다. 그는 초조함을 감추지 못한 채 “다윤이를 한번만 안아보고 싶다”며 “다윤이를 찾아야 집에 갈 수 있다. 사람 찾는 일에 집중해달라”고 거듭 부탁했다. 전남 목포신항으로 가는 길목인 목포대교에는 세월호 인양 성공을 염원하는 노란 현수막과 리본이 걸려 있었다. 신항 한쪽에 있는 세월호 유가족 천막 옆 칠판에는 ‘오늘 꼭 세월호, 엄마 아빠가 기다리는 땅으로’라는 글귀가 적혀 있었다.

길이 146m, 폭 23m의 거대한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 화이트말린호 선미 끝에서 부두에 들어서는 순간 가족과 미수습자 가족들은 또다시 오열하며 서로 껴안았다. 세월호를 들어 올린 모듈 트랜스포터(MT)의 마지막 바퀴가 바다와 육지의 경계를 완전히 통과하기까지는 약 4시간이 걸렸다. 세월호를 실은 MT가 잠시 멈춰 섰을 때는 순간 정적이 흘렀다.

오후 5시 30분. 세월호는 화이트말린호를 완전히 빠져나와 육지에 올랐다. 딸 진윤희(단원고)양을 세월호 참사로 잃은 유가족 김순길씨는 “미수습자 찾는 일이 1순위”라며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조사팀이 꾸려졌는데, 정부가 방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서 진실을 찾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미수습자 조은화(단원고)양의 어머니 이금희씨는 “(미수습자) 9명 모두 가족 품으로 돌아가는 마지막까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정부에 현장 작업자의 건강과 안전을 지켜달라고도 했다. 그는 “국가는 마지막 한 명까지 책임져 달라”며 “대한민국에서 세월호 때문에 가슴 아픈 분들을 치유할 수 있게 9명 다 찾아달라. 저희를 집에 보내 달라”고 호소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인 유경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충돌설이나 과다적재설 등 의혹을 없애는 게 목적이 아니라 미수습자 9명을 찾는 게 우선”이라며 “조사 방향을 정해놓지 말고 정밀하게 침몰 원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참사의 근본 발생 배경은 정부가 구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인 정성욱 4·16가족협의회 인양분과장도 “우선 미수습자 9명을 찾고 그다음에는 조타실, 기관실, 화물칸, 블랙박스 등을 조사해, 침몰 원인을 제대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한편 이날 목포 신항 주변에는 많은 추모객이 모여 스마트폰으로 인양 과정을 지켜보며 가슴을 졸였다. 신항에서 만난 박설희(29)씨는 “세월호가 이제라도 인양돼 다행이다. 철저한 조사를 통해 더이상 숨기지 말고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규명해 뒤늦게나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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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2017-04-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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