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멈춰선 기억교실… 추모 흐르는 눈물교실

시간 멈춰선 기억교실… 추모 흐르는 눈물교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7-01-09 22:26
수정 2017-01-09 2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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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000일… 다시 찾은 단원고 기억교실

최근 방문객 평균 2배로 늘어
책상엔 꽃·편지·선물로 가득
“그저 어른으로서 미안할 뿐”
교육청 이전 후 유가족 발길 끊어


“기억교실은 아이들의 마지막 숨결과 손길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우리 아들의 손때 묻은 의자에 앉아 깊이 생각에 빠지면 어느 순간 아들과 만나게 됩니다.”

희생 학생들의 책상에 유가족, 친구, 방문객들이 남긴 편지, 꽃다발, 과자 등이 빼곡히 놓여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희생 학생들의 책상에 유가족, 친구, 방문객들이 남긴 편지, 꽃다발, 과자 등이 빼곡히 놓여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은 9일, 경기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 4·16 기억의 교실’을 찾은 한 방문객의 코끝에 눈물이 맺혀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은 9일, 경기 안산시 안산교육지원청 ‘단원고 4·16 기억의 교실’을 찾은 한 방문객의 코끝에 눈물이 맺혀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기억교실에 여전히 걸려 있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의 달력.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기억교실에 여전히 걸려 있는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당시의 달력.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남긴 부모의 편지.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난 아들에게 남긴 부모의 편지.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9일 경기 안산교육지원청 별관에 마련된 단원고 기억교실을 찾은 이미경씨는 흐르는 눈물에 말을 잇지 못했다. 아들 이영만군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로 세상을 떠났다. “애들이 고등학생이었으니 집보다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냈잖아요. 기억교실이 너무나 소중한 이유입니다.”

세월호 참사 1000일을 맞은 이날 시민들의 추모행렬이 이어졌다. 이성대(58)씨는 “예전에 합동분향소를 간 적은 있지만 특별한 날이라도 희생된 학생과 가까이하고 싶어 들렀다”며 “그저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미안할 뿐”이라고 언급했다. 김모(44)씨는 “다시는 이런 참사가 없도록 깊이 반성하고, 국가 안전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건 아이들을 잊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참사 1000일이 다가오자 기억교실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하루 평균 50명에서 100명으로 크게 늘었다”며 “대통령 비선 실세의 국정농단 파문 이후 세월호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졌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기억교실은 4·16가족협의회 산하 기억저장소가 운영하고 있다. 희생자 부모 10명이 운영위원을 맡아 교실을 관리하고 방문객을 안내한다. 이날 만난 이미경씨도 쉴 새 없이 방문객을 안내하며 교실 곳곳에 새겨진 유가족의 슬픈 사연을 설명했다.

이씨가 “계절이 바뀔 때마다 희생자 어머니들이 방석과 등받이를 직접 떠 아이들의 의자에 놓아 준다. 교실 벽에 걸린 시계의 바늘을 참사 시간에 고정시켜 놓을까 고민했지만 아이들이 살아 있을 때처럼 자연스럽게 놔두기로 했다”고 설명하자 방문객들은 낮은 탄식을 뱉어냈다.

학생들의 흔적이 가득한 책상 위에는 유가족과 추모객이 올려 놓은 꽃, 선물, 편지들로 가득했다. 추모객들은 방명록에 “아무것도 하지 못해 미안하다”, “잊지 않겠다”고 적었고, 몇몇 피해자 유가족은 오히려 추모객들을 위로하며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기억교실은 지난해 8월 단원고에서 교육지원청 별관으로 이전됐다. 교실 내 모든 물품들은 그대로 옮겼지만, 공간이 이전보다 좁아 책상을 다닥다닥 붙이고 사물함은 교실 밖으로 내놓았다. 이씨는 “유가족의 반발에도 기억교실이 이전됐고, 이후 자식의 흔적을 찾던 부모들이 발길을 끊기도 했다”며 한숨을 쉬었다. 기억교실은 2019년 8월 완공될 4·16 안전시민교육원으로 옮겨 자리잡는다.

생존 학생들은 희생 학생들을 그리워하며 친구의 책상에 글과 선물을 남겨 두기도 했다. 참사 1~2년 후 살아남은 아이들이 친구의 사진을 든 채 촬영한 사진도 곳곳에서 보였다. 고려대 안산병원 관계자는 생존 학생 상당수는 현재 안정적으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직후 심리 치료를 시작한 생존 학생 70여명 중 60여명은 현재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에서 전화상담이나 대면상담 등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중 일부는 일주일이나 한 달 주기로 약물 치료를 받고 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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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2017-01-1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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