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열악한 처우 죽음 불러왔다”
지난 8월 부산교도소 조사수용방에서 하루 간격으로 잇따라 숨진 재소자 두 명의 사망 원인은 열사병인 것으로 부검결과가 나왔다.부산교도소가 찜통더위 속에서 몸이 좋지 않은 두 재소자를 부채와 미온수 샤워로만 열을 식힐 수 있는 조사수용방에 격리하는 바람에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11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가 유가족에게 전달한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국과수는 두 재소자의 사인이 “열사병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감정서를 보면 다른 재소자와 싸워 눈과 코를 다친 뒤 조사수용방에 격리돼 있다가 8월 19일 숨진 재소자 이모(37)씨는 이른 아침부터 의식저하와 함께 40.5도의 고열을 앓았다.
국과수는 이날 낮 최고기온이 32.7도였고, 교도소 안은 훨씬 더 더웠다는 교도관의 진술을 근거로 이씨가 열사병으로 숨졌다고 결론을 내렸다.
부산교도소 측은 사건 초기 이씨가 지병인 관상동맥질환으로 숨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지만, 국과수는 해당 질환이 열사병을 촉진할 수는 있어도 열사병보다 우선하는 사인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결론 냈다.
이씨가 숨진 다음 날인 8월 20일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재소자 서모(39)씨 역시 열사병이 원인인 것으로 국과수는 추정했다.
국과수는 당뇨로 치료소에 수용돼 있다가 동료재소자와 말다툼을 벌이면서 조사수용방에 격리된 서씨가 숨지기 나흘 전 병원으로 급히 이송될 때 고열을 앓았고 나트륨 수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있던 점을 열사병의 근거로 들었다.
다만 국과수는 이씨의 사인에 대해서는 평소 복용하는 신경이완제의 부작용(신경이완제 악성 증후군)일 수도 있다며 다른 가능성을 열어 놨다.
유가족들은 9월 2일 국가배상소송(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이달 28일 첫 변론을 앞두고 있다.
소송의 쟁점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두 재소자를 방치한 부산교도소의 처지가 적절했는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유가족의 소송대리를 맡은 부산지방변호사회 인권변호인단은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4조, 30조 등을 근거로 교도소 측의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4조는 ‘수용자의 인권은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30조는 ‘수용자가 건강한 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위생과 의료상의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씨의 유가족은 “몸이 성치 않은 이들이 40도가 넘은 조사수용방안에서 부채와 샤워만으로는 열을 식히지 못했고, 교도관이 이를 방치하는 바람에 숨졌다”고 주장했다.
소송과는 별개로 법무부가 지난 8월 부산교도소에 대해 자체 조사를 벌였지만 석 달이 다돼가도록 조사를 마무리 짓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조사에 신중함을 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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