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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 졸음운전 시인…영동고속도로 5중 추돌 사건 ‘재구성’

버스기사 졸음운전 시인…영동고속도로 5중 추돌 사건 ‘재구성’

장은석 기자
입력 2016-07-21 09:53
업데이트 2016-07-21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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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고속도 추돌사고…심하게 부서진 관광버스
영동고속도 추돌사고…심하게 부서진 관광버스 17일 오후 5시 54분쯤 강원 평창군 용평면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입구 인천방면 180km 지점에서 관광버스와 승용차 등 차량 6대가 잇따라 추돌해 오후 8시 기준 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관광버스가 심하게 부서져 있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영동고속도로 봉평터널에서 5중 추돌로 41명의 사상자를 낸 사고의 원인은 결국 버스기사의 졸음운전이었다.

사고를 낸 관광버스 운전자 방모(57)씨는 20일 경찰 조사에서 멍한 반수면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다.

사실상 졸음운전을 시인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방씨의 졸음운전이 낳은 결과는 참혹했다.

당시 5중 추돌 사고로 아르바이트비를 하며 마련한 돈으로 여행을 떠난 20대 여성 4명은 외마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숨졌다.

또 동해안 피서를 마치고 귀가하던 일가족과 버스 승객 등 37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5중 추돌 사고 전날부터 사고 당시까지 재구성한 방씨의 행적은 이렇다.

방 씨는 사고 전날인 16일 오후 4시쯤 서울의 한 단체 회원 20여 명을 태우고 서울에서 출발했다.

피서철인 데다 주말을 맞아 영동고속도로 하행선이 꽉 막혀 평소 2시 30분 거리인 서울∼강릉 구간이 이날은 5시간이나 걸렸다.

이 때문에 목적지인 강릉의 한 폐교를 활용한 콘도에는 오후 9시쯤 도착했다.

목적지에 도착한 방 씨는 고객인 단체 회원들과 함께 식사했다.

식사 자리에서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게 방 씨의 주장이다.

저녁을 먹고 난 방씨는 고객들이 간담회 등으로 일정을 이어가자 자신의 버스로 발길을 돌렸다.

당시 단체에서는 방씨를 위해 폐교를 활용한 숙소를 마련해 줬다.

하지만 방씨는 숙소가 왁자지껄한 데다 평소 잠자리와 달라서 다소 불편하다는 이유로 이를 마다했다.

자신의 버스에서 뒤척이던 방씨는 잠이 들었고, 다음날인 17일 오전 6시 30분쯤 기상했다.

방씨는 아침 식사 후 오전 8시를 조금 넘긴 시각에 숙소를 출발했다.

이후 고객들의 일정에 따라 삼척 환선굴과 강릉 오죽헌, 주문진 등으로 이동했다.

오후 4시 50분쯤 고객을 태우고 강릉 주문진에서 출발한 방씨는 영동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울로 향했다.

출발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씨는 잠이 쏟아졌다. 방씨는 잠을 쫓으려고 껌을 씹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눈이 계속 감겨 몽롱한 상태가 된 방씨는 졸음을 쫓으려고 애를 쓰기도 했다.

당시 버스를 뒤따르던 차량이 촬영한 블랙박스 영상에는 2차로를 주행하던 버스가 차선을 살짝 넘나들며 약간 비틀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 영상이 찍힌 지점은 사고 장소인 봉평터널에서 7∼9㎞ 전 지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방씨가 이 지점부터 졸음운전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방씨는 껌을 씹어도 졸음이 달아나지 않았고, 멍한 반수면 상태에서 운전하다가 결국 5중 추돌 사고를 냈다.

사고 결과는 참혹했다.

사고 당일인 17일 오후 5시 54분쯤 사고 장면이 담긴 블랙박스 영상에는 1차로를 주행하던 버스가 속도를 줄이지 못한 채 그대로 달려 앞선 차량을 덮치는 모습이 생생하게 포착됐다.

사고 버스 운행기록계에 기록된 속도는 시속 105㎞였다.

시속 100㎞ 이상의 속도로 달리다 감속 없이 그대로 앞선 차량을 잇달아 덮쳤다.

이 때문에 버스와 가장 먼저 추돌한 K5 승용차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파손됐고 인명 피해도 컸다.

당시 K5 승용차에 타고 있던 5명 중 4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5중 추돌 사고가 난 지 나흘째인 20일 사고로 숨진 이모(21·여)씨 등 4명의 발인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치러졌다.

경찰은 버스 사고 운전자 방씨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

25년간 버스업에 종사했던 방씨는 2014년 음주 운전 3회째 적발돼 면허가 취소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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