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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 버림받고 희귀병… 코피노 루터를 도와주세요

두 번 버림받고 희귀병… 코피노 루터를 도와주세요

이성원 기자
입력 2016-07-20 22:44
업데이트 2016-07-20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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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이어 후원자 도움 끊겨 치아종양 수술 연기돼 막막

“난치성 희귀병에 치아종양을 앓고 있는 김루터(5)군의 딱한 사정을 들은 한 건설업자가 청주 성모병원과 협의해 수술비와 체류비를 주겠다고 했어요. 그런데 후원자와 돌연 연락이 끊겼고 수술은 무산됐죠. 소식을 들은 루터 엄마는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요.”

김루터군이 필리핀 라구나주 실랑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습. 위 러브 코피노 제공
김루터군이 필리핀 라구나주 실랑에 있는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모습.
위 러브 코피노 제공
20일 코피노지원단체인 ‘위 러브 코피노’(WLK)의 구본창(53) 대표는 “아이가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후원자의 도움의 손길이 끊겨 사실상 2번이나 버림받는 상황이 돼 버렸다”고 안타까워하며 말했다.

루터는 필리핀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 태어난 ‘코피노’다. 엄마 아미루터 안시로(30)는 2011년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영어강사로 일하다가 학생이었던 김모(28)씨를 만나 루터를 가졌다. 그런데 김씨는 안시로의 임신을 안 뒤 부모 핑계를 대며 한국으로 돌아갔다. 안시로는 필리핀 명문대를 졸업하고 현지에선 고소득 직종인 은행 콜센터에 취업하면서 루터를 혼자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2013년 초 루터가 희귀 난치성 질환인 ‘G6PD 결핍증’(적혈구 효소 결핍으로 인한 빈혈) 진단을 받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콩을 먹으면 빈혈이 심해지고 혈액암도 유발할 수 있어 특수 분유를 먹어야 했다. 병원비만 한 달에 50여만원이 들었다. 월급이 75만원 선이던 안시로는 감당하기 힘들었다. 결국 안시로는 2014년 5월쯤 김씨를 상대로 양육비 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꼬박 1년이 지나 1000만원가량을 받았다.

G6PD 결핍증은 식이요법이 중요한 질병이라 안시로는 루터를 돌보기 위해 지난해 7월부터 비교적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파출부 일을 시작했다. 그런데 5개월 뒤 루터에게 치아종양까지 발견되면서 상황이 악화했다. 볼이 빵빵하게 부풀어 올랐고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당장 수술을 받지 않으면 종양이 뇌와 심장으로 번져 생명이 위독해질 수 있는 상태라고 구 대표는 전했다.

필리핀에는 치아종양 수술을 할 만한 병원이 없어 한국에 오고 싶지만 수술비와 체류비까지 합하면 1800만원 정도가 필요하다. 안시로의 형편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액수다. 다행히 지난 4월 후원자가 나섰다. 건설회사 본부장이라고 한 A씨가 비용을 대고 청주 성모병원과 협의해 지난달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자신의 건강을 이유로 수술을 지난 15일로 미뤘다. 그러나 그마저도 진행되지 않았다. 본지는 A씨에게 수차례 전화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구 대표는 “A씨는 루터 수술비로 500만원을 지원하겠다는데 지켜질 수 있을지 모르겠다. 수술만을 기다려 온 루터와 가족들은 큰 상처를 받았다”며 “다른 후원자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2016-07-2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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