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퇴·퇴학률 10%에서 3년만에 ‘0명’…제주 성산고의 비결

자퇴·퇴학률 10%에서 3년만에 ‘0명’…제주 성산고의 비결

입력 2016-06-26 10:30
수정 2016-06-2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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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관심과 학생건강증진센터 노력 합작품”

1949년 개교한 제주 성산고교는 푸른 잔디 운동장에서 멀리 성산일출봉이 보이는 멋진 풍경을 자랑하는 학교다.

예전에는 아름다운 풍경과는 달리 학교 분위기가 그렇게 좋지 못했다.

전교생 372명 가운데 131명이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자녀로, 열악한 환경에 놓여 있다. 비평준화 지역인 제주에서 입학생 성적도 다른 학교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2013년 학교를 그만두는 학생의 비율이 무려 전교생의 10.23%인 44명에 이르렀다.

질병·해외출국 학생까지 포함한 전국 중도탈락 학생 비율이 평균 0.8%인 점을 고려하면 전국 평균의 10배 이상 규모였다.

그러나 중도탈락 학생 비율은 2014년 6.16%로 줄어들었고, 지난해에는 단 한 명의 학생도 학교를 그만두지 않았다. 올해도 자퇴 또는 퇴학 학생이 나오지 않고 있다.

24일 성산고에서 만난 박종일 교감은 이런 극적인 변화는 학교의 노력과 제주교육청 학생건강증진센터가 힘을 모은 결과라고 설명했다.

학교는 학업성적보다는 우선 아이들의 중도탈락률을 줄여보자고 생각하고 노력했다.

박 교감은 “중학교 때까지 성적 부진 등으로 제대로 된 칭찬 한 번 받지 못하고 자란 아이들에게 자존심을 회복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의 경우에는 일단 담임교사가 면담한 뒤 부적응 정도가 심하면 전문상담교사와 면담을 하도록 했다.

부적응 학생은 다양한 유형이 있는 만큼 학생에 맞춰 맞춤형 해법을 제시했다.

아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학칙까지 바꿔가며 개인별 교육과정을 편성하기도 했다.

일부 학생은 학교에 마련된 대안교실인 ‘일출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받도록 했다. 오전에는 교과 관련 공부를 하고, 오후에는 승마나 스쿠버다이빙 등 체험활동 중심으로 아이들이 무기력감에서 벗어나도록 도왔다.

심리·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학생을 위해서는 제주교육청이 운영하는 학생건강증진센터가 나섰다.

전국 최초로 운영된 센터에는 소아정신과 전문의 2명이 ‘스쿨 닥터’로 상주하면서 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 상담도 하고 교사들에게 자문도 해줬다.

“선생님이 뭘 알아요”라며 교사의 상담에는 반신반의하던 학생들도 전문지식을 갖춘 스쿨 닥터의 상담에는 마음의 문을 열었다.

정신과 진료 기록이 남는 것을 우려해 병원 치료에 거부감을 나타내던 학부모들도 스쿨닥터의 설득에 자녀들의 병원 치료에 나섰다.

센터의 적극적인 노력은 성산고 뿐 아니라 표선고에서도 2014년 24명이던 중도탈락학생이 2015년에는 3명으로 줄어드는 등 효과를 내고 있다.

스쿨닥터로 일하는 조성진 전문의는 “진료실 안에서는 학교 환경이나 분위기 등을 이해하기 어려운 점이 있지만 현장을 직접 찾기 때문에 훨씬 더 학생들과 이해·소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 전문의는 또 “성산고의 사례는 학교 관리자의 의지에 따라 중도탈락학생을 ‘0명’으로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제주교육청 관계자는 “센터를 처음 설치할 때 도의회 반대 등이 심했지만 지금은 많은 지지를 얻고 있다”면서 “제주의 사례를 바탕으로 앞으로 학생건강증진센터가 전국으로 확대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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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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