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 형사들 거쳐 간 ‘시그널’ 무대 역사 속으로

‘베테랑’ 형사들 거쳐 간 ‘시그널’ 무대 역사 속으로

입력 2016-03-09 08:56
수정 2016-03-09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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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청 광수대 옛 청사 하반기 철거…유영철·범서방파 수사 장소

작년 1천만 관객을 돌파한 흥행 영화 ‘베테랑’, 인기 드라마 ‘시그널’의 무대가 된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 옛 마포구 청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9일 경찰에 따르면 마포구 마포동에 있는 광수대 옛 청사 신축사업 예산 증액분이 조만간 확정된다. 경찰은 예산이 확정되면 설계 용역 후 올 하반기 중 철거를 시작한다.

경찰 관계자는 “철거 시작은 11월께로 보고 있고, 조금 당겨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1986년 형사기동대로 출발, 기동수사대를 거쳐 지금 이름을 얻은 광수대는 일선 경찰서 관할 구역을 넘나들며 사회적 이목이 쏠린 사건을 다룬다.

연쇄살인범 유영철 사건, 폭력조직 범서방파 수사 등 굵직한 강·폭력사건을 맡은 곳도 서울청 광수대다. 김승연 한화 회장 보복 폭행 사건도 수사 첩보를 광수대가 포착했다.

다루는 사건 규모가 대체로 크고 일반인의 관심도 많아 경찰 내 손꼽히는 수사 전문가들이 근무한다. 최근 영화 ‘베테랑’과 드라마 ‘시그널’에 등장해 일반인들에게도 유명해졌다. 마포 청사는 이들 작품 곳곳에 등장한다.

그러나 청사는 광수대라는 조직 위상이 무색할 만큼 열악했다.

1974년 지은 마포구청 청사를 1984년 경찰이 서울시에서 임차해 서울경찰청 기동부대 청사로 쓰기 시작했다. 이 건물과 경찰의 첫 인연이다.

2000년 12월 광수대의 전신 기동수사대가 이곳을 청사로 삼으면서 광수대의 ‘마포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건물이 워낙 낡아 비가 오면 실내로 물이 새기 일쑤였고, 무너질 위험까지 제기되는 등 상태가 심각했다.

2007년 청사 신축 필요성이 경찰 내부에서 공론화했다. 경찰은 2009년 서울시와 토지교환으로 청사 부지 소유권을 넘겨받고, 정부에 예산을 요청해 2012년 227억 원을 배정받았다.

지반이 암반이라 공사 품이 더 들고 추가 안전조치가 필요해 예산 증액을 요청했다. 경찰은 올 4∼5월께 증액분이 무리 없이 확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예산 배정 전 실사를 나온 기획재정부 관계자가 청사를 둘러보고는 옥상에 방수층이 없어 실내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는 후문도 있다.

신축사업이 발을 떼자 광수대는 2014년 7월 옛 중랑경찰서 건물을 임시 청사로 쓰기 시작했다. 이후 광수대에서 분리된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중랑구 청사를 내주고 작년 1월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으로 다시 사무실을 옮겼다.

새로 짓는 청사는 지상 7층, 지상 3층으로 기존 청사의 약 4배 규모다. 광수대와 과거 한몸이었던 서울청 지능범죄수사대도 이곳에 입주한다.

광수대의 ‘마포 시대’를 경험한 형사들은 자신들이 한때 땀과 열정을 쏟던 추억의 공간이 사라진다는 데 ‘시원섭섭’한 감정을 나타냈다.

광수대에 근무했던 한 경찰관은 “비만 오면 사무실 천장에서 컴퓨터 위로 물이 떨어져 부랴부랴 장비를 옮기던 기억이 난다”며 “수사력을 인정받는 조직 위상에 걸맞은 청사가 지어진다니 기쁘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운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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