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연표 ‘일반고 살리기’ 2라운드 시동 걸리나

조희연표 ‘일반고 살리기’ 2라운드 시동 걸리나

입력 2016-02-24 09:22
수정 2016-02-2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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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사고 폐지 좌절 이후 ‘평등교육’ 불씨 살릴지 주목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완성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고교 체제 개편 검토에 본격적으로 나설 방침이어서 ‘조희연표 일반고 전성시대’ 드라이브에 재시동이 걸릴지 주목된다.

조 교육감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제도를 놓고 교육부, 보수 성향 학부모단체와 충돌을 거듭하며 작년에는 ‘한계와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러나 고교 체제 개편은 교육청 단독으로 추진할 만큼 가벼운 사안이 아닌 데다, 보다 실효성 있는 정책으로 다듬고 이해관계 충돌을 조정해야 하는 과제가 남아있어 험로가 예상된다.

◇ ‘일반고 전성시대’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한계 토로

조 교육감은 2014년 여름 서울의 두 번째 진보 성향 교육감으로 취임한 이후 ‘평등 교육’을 표방한 공교육 개혁을 시도해왔다.

이 가운데 ‘일반고 전성시대’는 자사고 축소·폐지와 함께 ‘조희연표’ 교육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일반고가 과학고·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와 자사고에 밀려 황폐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일반고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교육 과정을 혁신한다는 구상이다.

서울의 전체 고등학생 30만8천여 명 중 일반고 학생은 66.4%를 차지하지만 13.4%를 차지하는 자율고(자율형 사립고, 자율형 공립고)나 4.2%에 불과한 특목고에 비해 학생 선발권, 교육과정 자율성에서 차별을 받고 있고, 수직 서열구조상 최하위에 있어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는 것이 교육청의 판단이다.

조 교육감의 정책구상 중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 전성시대 정책과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교육계에서 가장 첨예하게 쟁점화했다.

다양한 인재 육성이라는 자사고·특목고의 본래 취지보다 지나친 입시 위주 교육과 양극화 등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주요 사회갈등 의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진보 교육감이 이끄는 교육청들과, 자사고·특목고를 이른바 ‘수월성 교육’의 축으로 여기는 교육부와의 갈등이 전면화했다. 양측의 불협화음은 자사고 운영 평가가 시작된 2014년부터 정면충돌 양상을 띠었다.

충돌은 급기야 소송전으로 비화했다. 교육청의 자사고 지정취소 결정을 교육부가 장관 직권으로 취소하자 교육청은 ‘재량권 남용’이라며 소를 제기, 현재 사안은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교육부는 이 과정에서 교육청이 자사고나 특목고 등을 지정 취소하려면 교육부 장관의 사전 동의를 거치도록 법을 바꿨다.

조 교육감이 취임 초기에 자사고 축소 또는 폐지와 일반고 강화를 의욕적으로 밀어붙였지만, 중앙정부와 싸우면서 교육감의 재량권은 현저히 제한된 것이다.

정부와의 갈등 외에도 지정취소 위기에 몰린 자사고·특목고 학부모들과 보수성향 단체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조 교육감은 지난해 7월 사실상 자사고 축소 정책이 좌절된 것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법과 제도적 한계와 좌절감을 뼈저리게 느낀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 고교 개편 보고서 완성…정책화될지는 미지수

이런 가운데 조 교육감의 고교 개편 기본 구상이 담긴 용역 보고서가 최근 나와 주목을 끈다.

보고서는 자사고·특목고 등을 전기에, 일반고를 후기에 뽑는 현재의 방식을 버리고 특목고와 자사고 일반고가 동시에 선발하는 제도로 바꿔 수직적 서열체제에 균열을 낼 것을 제안했다.

장기적으로는 외고, 국제고, 자사고를 일반고로 통합해 사실상 붕괴한 고교 평준화 정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것이 보고서의 핵심이다.

보고서는 “현행 서울의 고교 체계는 계층 간 교육격차를 심각한 수준으로 심화시킬 소지를 안고 있고, 초중등교육 정상화에도 기여하기 어려운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직적으로 서열화한 고교 체제 때문에 진학 경쟁이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시작돼 사교육 과열을 초래하고 성적지상주의가 만연해 창의적인 인재 육성에 실패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은 이미 여러 차례 추진됐다가 교육부와의 갈등, 보수층의 반발 등에 부딪혀 상당 부분 좌초한 것들이어서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교육청은 일단 보고서 내용을 검토해 실현 가능한 부분을 추려서 정책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고교 체제 전반을 개편하려면 방향성에 대한 합의와 이해관계 조율 등 복잡한 문제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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