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자치단체까지 발담근 누리과정 논란…꼬일까 풀릴까

기초자치단체까지 발담근 누리과정 논란…꼬일까 풀릴까

입력 2016-01-07 16:35
수정 2016-01-0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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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피해부터 막아야” vs. “미봉책으로 사태 꼬이게 할 뿐”

정부와 시·도교육청 간 재정 부담을 놓고 촉발된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논란이 지방자치단체로까지 확산하는 양상이다.

보육대란으로 주민이 직접 피해를 보게 된 상황에 놓이면서 경기도에서는 광역자치단체에 이어 기초자치단체까지 자구책을 제시하고 나서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다.

자체 예산 투입 방안을 내놓은 지자체는 주민 피해를 막기 위한 응급처방이라고 설명하지만, 교육청과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런 단기 처방으로는 문제 해결을 더욱 꼬이게 한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7일 경기도교육청과 시군 자치단체에 따르면 수원시는 교육청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은 것에 대비, 올해 예산에 어린이집 보육비 159억원(1만1천339명 4.5개월분)을 편성했다.

이달 중순까지 교육청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보육대란이 현실화되면 시 자체 예산을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어린이집 아동 가정에 보낸 안내문에서 “대통령 공약인 국책사업을 국가에서 책임지지 않고 지방에 막대한 재정 부담을 줘 갈등이 표출되고 학부모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있다”면서 “단기적으로라도 시 예산을 투입하는 방법을 강구해보겠다”고 설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도 보육대란을 막기 위해 예비비 투입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으며, 다른 몇몇 기초단체도 예비비 수혈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즉각 ‘수원시 보육비 긴급지원 방침을 환영한다’ 제목의 성명으로 화답했다.

남 지사는 “수원시 결정은 보육대란을 일단 막고, 후에 해결책을 모색하자는 경기도 입장과 같은 것”이라며 공감을 표시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 염 시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도의회 여야가 누리과정을 놓고 충돌해 준예산 사태를 부른 것과는 대조적이다.

앞서 남 지사는 지난달부터 누리과정을 해결하겠다며 도의회, 도교육청, 중앙 정부까지 오가며 중재를 벌였다.

이를 두고 도의회 야당(더불어민주당)은 반발하고, 도교육청은 싸늘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누리과정 예산을 6개월이든 2개월이든 일단 편성해 보육대란부터 막고 대책을 세우자는 남 지사의 제안은 “전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다”라고 비판한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진정성을 의심하며 정치적 행보로 보는 시선도 나왔다.

기초지방자치단체들 사이에서도 상황 인식과 자구 대응 여부에 대한 인식이 다르다.

일부 지자체는 “유연한 예산집행”이라고 보는 반면 다른 지자체는 “정부가 지방재정교부금으로 지출하라는 누리과정비를 지자체 예산을 투입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누리과정은 대통령 공약사업이고 전국 단일사업이다. 정부가 시·도 교육감에게 떠넘긴 것인데 국가 차원의 제도적인 해결 노력 없이 지방자치단체가 미봉책을 떠맡으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하고 상황을 더 꼬이게 할 뿐”이라고 밝혔다.

“아버지가 해야 할 일을 큰아들에 떠넘긴 것인데 이런 식으로 지원사격하면 집안 분란만 키우는 꼴”이라고 비유했다.

도교육청은 앞으로도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거나 분담한다는 대안이 정부 차원에서 도출된 것도 아닌데 임시방편식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다가는 근본 해결 기회를 잃게 된다고 보고 있다.

“일부라도 먼저 편성하자는 것은 편법으로, 근본적인 해결을 더욱 어렵게 한다. 그 이후의 조치에 대해 아무런 대안이 없기 때문”이란 게 이재정 교육감의 상황 인식이다.

도교육청 한 관계자는 “오죽했으면 기초자치단체 시장까지 나서겠나. 시정 책임자로서의 고충을 이해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향후 대책이 없는 미봉책일 뿐이다. 지자체도 이번 사태의 ‘제도적 해결’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책사업을 지자체 책임으로 넘기려면 아예 제도화해야 한다”면서 “지금처럼 지역에 따라 개별적으로 대응하면 혼란만 부추기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국가·지방 매칭(예산분담) 사업으로 시작하고 나서 나중에 정부 지원을 중단하는 바람에 지자체에 넘겨진 사업들을 사례로 들며 누리과정의 지자체 분담에 따른 지방재정 압박을 우려했다.

누리과정 중 어린이집 보육료는 교육청 부담이 2012년 시행 첫해 5세만 100%, 2013년 3·4세 30%(도청 70%)-5세 100%, 2014년 3세 30%(도청 70%)-4·5세 100%로 점차 늘어나 지난해부터 3∼5세 보육료 전액을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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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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