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시설보다 쓰레기장이 낫다’는 씁쓸한 현실

‘장애인시설보다 쓰레기장이 낫다’는 씁쓸한 현실

김희리 기자
김희리 기자
입력 2015-10-15 18:20
수정 2015-10-15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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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일중학교 내 설립 예정이던 직업체험 공간 ‘커리어월드’ 주민들 “애들 다칠라” 반대 서명

“차라리 쓰레기장이 들어오는 게 낫지, 그 사람들 갑자기 확 돌면 어떡할 거예요?”


지난 6일 서울 동대문구 제기동 성일중학교에서 열린 서울커리어월드(서울 발달장애인 직업능력개발 훈련센터) 설립 4차 주민간담회장. 흥분한 주민들은 거세게 반발했다.

성일중학교 내 유휴공간에 설립될 예정이었던 서울커리어월드가 주민 갈등 속에 지난 7월 공사를 잠정 중단한 후 답보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주민들은 “당국이 우리들의 동의도 없이 밀어붙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일중학교 인근에서 만난 50대 주민 A씨는 “성인 장애인도 다니는 직업학교가 중학교 안에 들어선다고 하니 치안 등 여러 가지가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현재 대책위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반대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김현숙 부대표는 씁쓸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서울커리어월드는 고등학교 과정 통합학급 및 졸업 직후 사회적응과정 학생들이 대상”이라며 “주민들이 공존 방안을 모색하지 않고 무조건 반대만 하니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 한국장애인부모회 등 15개 단체는 15일 대책위를 꾸리고 공동대응에 나선 상태다.

장애인 관련 시설이 지역 사회에서 ‘혐오시설’로 여겨지며 대립과 반목 등이 빈번해지고 있다. 올해 초 강서구에서도 폐교된 공진초등학교 건물을 활용해 특수학교를 건립하려 했지만 주민 반대로 좌절됐다. 해당 건물은 현재 국립 한방의료원 건립사업 타당성 조사를 앞두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전국의 특수교육 대상 학생수는 8만 8067명이다. 이 중 29.6%인 2만 6094명만 특수학교나 특수교육지원센터에 다니고 있다. 이들을 수용할 특수학교나 지원센터는 전국에 363개뿐이다. 그러나 장애인 교육 수요는 꾸준히 증가하지만 공급은 지지부진하다. 서울시만 해도 특수학교가 29곳에 그치고 있고, 2002년 ‘경운학교’가 개교한 후 13년 동안 단 1개교도 신설되지 못했다. 하지만, 이런저런 우려 때문에 특수학교가 자신들의 생활권에 들어오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들을 마냥 ‘지역 이기주의’라며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박현옥 백석대 유아특수교육과 교수는 “발달장애인은 주민들 우려처럼 갑자기 돌변해 타인에게 피해를 줄 확률이 거의 없다”며 “장애에 대한 이해와 관련법의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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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2015-10-16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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