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병든 호국영웅 외면하면 안 됩니다”

“정부가 병든 호국영웅 외면하면 안 됩니다”

이슬기 기자
입력 2015-06-25 23:16
수정 2015-06-26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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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참전 용사 지원센터 설립 고진광 ‘인추협’ 대표

“6·25 참전 용사를 방문했더니 장마에 천장이 무너져 내리고 벽지가 너덜너덜해요. 그런데도 어르신은 오랜 병마로 침대에서 꿈쩍 못하더라고요. 치매에 걸린 어르신은 대통령한테 받은 호국영웅기장을 목에 걸고서 그것만 어루만져요. 정부가 이런 참전 용사들을 외면하면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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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진광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 대표
고진광(60) 인간성회복추진운동협의회(인추협) 대표는 6·25 65주년인 2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의 참전 용사 홀대가 도를 넘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추협은 6·25 참전 유공자 지원센터를 설립해 국군포로 귀환사업과 한국전 참전 장병 유해를 발굴하는 사업을 해오고 있다. 고 대표는 무엇보다 참전 용사들에 대한 재정 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그는 “현재 참전 용사는 전국적으로 18만명 정도 생존해 있고 해마다 2만명이 숨진다”며 “마지막 가는 길을 최소한의 존엄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건 국가 의무”라고 강조했다.

2012년 6·25 참전 용사들에게 매달 최저 생계비의 2분의1을 지급한다는 내용의 참전 유공자 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국회 상임위에도 상정되지 못한 채 3년째 표류하고 있다.

인추협은 2011년부터 북한에 있는 것으로 드러난 미군 7사단 소속 한국인 포로 이동환(92)씨 송환에 총력전을 펴고 있다. 고 대표는 2011년 6월 이씨의 생사를 처음 확인한 뒤 같은 해 12월 이씨를 압록강 인근까지 탈북 시도를 했지만 무산됐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 대표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의 첫 방미 전부터 이씨 송환을 버락 오바마 미국 정부와 공조해 달라고 청와대에 요청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무 반응도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최근 미국을 방문해 직접 오바마 정부에 이씨 송환 노력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고 대표는 “그동안 탈북해 귀환한 국군포로 80명 모두 자력 혹은 민간단체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탈북한 국군포로에게 우리 정부가 약 10억원을 보상금으로 지급하고 있지만 송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고 대표는 독일 분단 과정에서 실행된 것과 유사한 ‘프라이카우프’ 방식, 즉 북한에 현물을 주고 국군 포로들을 송환하는 프로젝트를 현실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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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2015-06-26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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