成리스트 의혹 곳곳에 박 前상무 관여 정황…영장 방침

成리스트 의혹 곳곳에 박 前상무 관여 정황…영장 방침

입력 2015-04-22 11:36
수정 2015-04-2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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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홍준표 1억’ 의혹 연루…검찰, 경위 추궁메모 속 다른 인물들 관련성 짙어…사면로비 의혹도 확인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의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담긴 정치권 금품제공 의혹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박준호(49) 전 경남기업 상무가 메모 속 인물들과 연루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 규명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가 21일 서울 서초동 검찰 특별수사팀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성완종 리스트’ 의혹 규명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박준호 전 경남기업 상무가 21일 서울 서초동 검찰 특별수사팀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손형준 기자 boltagoo@seoul.co.kr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검사장)은 이날 증거인멸 혐의로 긴급체포한 박 전 상무를 상대로 이 같은 정황에 관해 집중적으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박 전 상무는 특별수사팀이 이번 사건을 수사하는 시기에 경남기업의 사건 관련 자료를 밖으로 빼돌리거나 은닉한 혐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팀은 전날 증거인멸 혐의를 추궁한 뒤 긴급체포로 신병을 확보했다. 이날부터는 성 전 회장이 메모 속 유력 정치인 8명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에 박 전 상무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박 전 상무는 옛 한나라당이 당대표 최고위원 경선을 앞두고 있던 2011년 6월께 성 전 회장이 홍준표 경남지사에게 1억원을 건넸다는 의혹에 관여한 단서가 포착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기업 한모 부사장이 성 전 회장의 지시에 따라 사내 비자금 중 1억원을 당시 당대표 경선에 나섰던 홍 지사 캠프에서 일하던 윤승모(52) 경남기업 전 부사장에게 전달했고, 이 돈이 불법 경선자금으로 쓰였다는 게 의혹의 핵심이다.

당시 성 전 회장의 정치 행보를 보좌한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경선 자금을 줘야겠다고 판단한 경위와 전달 과정 등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검찰 수사 과정에서 일부 드러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남기업 비자금 사건으로 수사를 받은 한 부사장의 조사 내용과 박 전 상무의 자택 압수수색 결과, 휴대전화·개인 컴퓨터 등에 남은 박 전 상무와 윤 전 부사장의 접촉 기록 등을 통해 이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박 전 상무는 이달 7일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을 만난 자리에도 동석했다. 이 만남에서 성 전 회장이 2011년 당시의 돈 전달 상황을 윤씨에게 구체적으로 물으며 장부에 기록해 뒀다는 주장도 나왔다.

특별수사팀은 장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성 전 회장과 홍 지사간 금품거래 의혹을 뒷받침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윤 전 부사장도 1억원을 홍 지사에게 건넸다는 의혹을 부인하지 않고 있지만 앞으로 검찰에서 그가 할 진술 역시 의혹 입증에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돈의 용처를 허위로 진술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에 따라 특별수사팀은 박 전 상무가 ‘2011년 6월의 진실’을 밝히는 데 필요한 핵심 인물이라 보고 이날 새벽 긴급체포로 신병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상무는 홍 지사 외에 이완구 국무총리 등 메모 속 다른 정치인들의 금품수수 의혹을 둘러싼 구체적 정황도 기억하는 인물로 지목돼 있다. 이에 따라 특별수사팀은 영장 청구 전까지 박 전 상무를 상대로 의혹 전반을 추궁할 방침이다.

작년 6월 선거법 위반 확정판결로 국회의원직을 상실한 성 전 회장이 정치인들에게 ‘특별사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도 박 전 상무가 알고 있던 일인지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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